한국산 휴대폰이 ‘기회의 땅’ 러시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10일 러시아 정보통신전시회인 ‘스비아즈엑스포콤2004’에 참가중인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러시아에서 철저한 현지화와 제품력, 마케팅 등을 앞세워 세계적인 메이저업체를 압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800만대 규모를 형성한 러시아 휴대폰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15%를 넘는 성장세를 기록, 올해 2000만대로 단일 국가로는 유럽의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러시아 휴대폰 시장은 초기에는 노키아와 지멘스가 선도하는 시장이었으나 지난해부터 한국 업체들이 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국내 업체중 삼성전자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 1분기에 러시아에서 세계 최강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제치고 분기 매출액 1위를 달성했다. 현지 휴대폰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모바일리서치그룹(MRG)에 따르면 1분기에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113만대를 공급, 1억6700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2위 노키아(1억1800만유로)보다 1.4배 많은 수치다.
MRG는 삼성 휴대폰의 약진에 대해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조사 결과 삼성 휴대폰의 평균 판매 가격이 148유로로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판매부진으로 가격 인하를 단행할 정도지만, 삼성은 차별화된 고급기능으로 제품이 부족할 정도로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각)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50여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 시장 삼성 휴대폰의 마케팅 전략’을 발표하고,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
LG전자(대표 김쌍수)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40만개의 휴대폰을 러시아 시장에 공급한 LG전자는 올해 중·고가 휴대폰 판매에 치중하며 공급량을 전년대비 200% 가량 늘어난 300만대로 높일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러시아 가전 시장에서 쌓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밀착형 이미지를 기반으로 올해 메이저 공급업체로의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현재 러시아 휴대폰 시장점유율 5위에 랭크돼 있다.
팬택계열(대표 박병엽)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의 대도시 소비자를 집중 공략중이다. 올해는 450달러 이상의 고가 모델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워 고급 브랜드 만들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팬택계열 고위관계자는 “올해 러시아 시장에 16종의 첨단 멀티미디어를 출시해 8%의 시장을 점유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20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15%가 목표”라고 밝혔다.
중견기업인 맥슨텔레콤(대표 홍성필)과 텔슨전자(대표 김동연)도 러시아 현지 바이어를 통해 대규모 물량을 수출, 코리아 돌풍에 가세했다. 맥슨텔레콤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다양한 카메라폰을 비롯해 젊은 여성을 사로잡는 레이디폰으로 맥슨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연평균 15%를 넘는 성장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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