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화이트박스업체, 수퍼컴시장서 맹위

소형 화이트박스 업체들이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있다고 C넷이 보도했다.

 슈퍼 컴퓨터 분야에서 대표적인 화이트박스 업체는 지난 94년 설립된 캘리포니아디지털.캘리포니아 프레몬트에 위치한 이 회사는 최근 미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에 자사가 만든 ‘썬더(Thunder)’라는 슈퍼컴퓨터를 납품했다.

 4웨이 프로세서 아이테니엄2 서버 1024개로 만들어진 ‘썬더’는 초당 19조9400회의 연산 속도를 발휘한다. 이는 독일 만하임대학과 미국 로렌스버클리연구소가 매년 두차례 발표하는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 톱 500’ 리스트 중 두번째를 차지할 만큼 빠른 속도다.

 현존 세계 최고속 슈퍼컴퓨터는 일본 NEC가 만든 ‘얼스 시뮬레이터‘로 초당 36조회의 연산 속도를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로렌스리버모어연구소의 슈퍼컴퓨터 수주 물량은 IBM, HP, 델 같은 대형 컴퓨터업체들에게 돌아갔지만 리눅스와 인텔, 그리고 리눅스와 AMD의 프로세서를 결합한 리눅스 클러스터가 슈퍼컴퓨터 시장의 신조류로 부각되면서 캘리포니아디지털 등 소형 리눅스 클러스터 기업들이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가 수백만달러나 하는 슈퍼컴퓨터의 가격을 낮출 수 있음은 물론 설치 시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인데 캘리포니아디지털 이외에도 리눅스네트웍스, 옵티머스,베라리시스템스(구 랙세이버), 프로마이크로, 멜라녹스, 슈퍼마이크로 등 소형 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캘리포니아디지털의 더글라스 본 사장은 “리눅스 클러스터가 슈퍼컴퓨터 시장에 도입되면서 전통의 강자인 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이전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의 경우 직원이 55명에 불과하지만 포천 500대 기업에 리눅스 클러스터를 잇달아 판매하는 등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타주에 있는 리눅스네트웍스도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형기업이다. 이 회사는 AMD의 ‘옵테론’ 프로세서를 채택한 두개의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에 설치하기 위해 현재 힘을 쏟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 국립연구소에 납품할 인텔의 제온 프로세서를 사용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도 제작중이다.

 미 국립슈퍼컴퓨팅애플리케이션센터(NCSA)의 임시 대표인 로버트 페닝톤은 “5년전만 해도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이들 신흥 업체들은 1∼2개에 불과했다”면서 “하지만 리눅스 클러스터가 슈퍼컴퓨터 설치와 제작 비용을 낮추기 시작하면서 참여업체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제작은 IBM, HP 같은 대형 컴퓨터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는데 IBM의 슈퍼컴퓨팅 매니저인 데이브 투렉은 “독립된 기계(컴퓨터)를 고속네트워크로 연결하는 클러스터라는 개념이 10여년전부터 나왔다”면서 “리눅스 클러스터가 등장하면서 소형 전문 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지만 아직은 대형 컴퓨터 기업들이 대다수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수주 물량을 획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