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PC 업체들이 인터넷을 통한 직접 판매를 일제히 강화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NEC, 소니, 도시바, 후지쯔 등 일본 주요 PC업체들은 최근 인터넷 판매 전용 사이트를 신설 또는 보강하고 취급 품목을 늘리거나 인터넷 판매 제품의 전시 코너를 확장하는 등 인터넷 직판 체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 PC업체들이 인터넷 직판을 강화하는 것은 PC의 가격 하락 추세에 대응해 유통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매장 판매 때보다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하는 한편 인터넷 직판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늘려나가고 있는 미국 델의 저가 공세에 대항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일본 국내 전체 PC 판매에서 10%를 약간 웃돌았던 인터넷 판매는 빠른 속도로 증가해 내년에는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최대 PC업체인 NEC는 최근 인터넷 직판 전용 사이트 ‘NEC 디렉트’를 개설하고 취급하는 자사 PC 제품을 약 20기종으로 늘렸다. 또 디지털 카메라, 프린터 등 타사의 주변기기도 취급해 PC 판매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용 사이트는 PC의 상세한 기능 설명을 최대한 압축하고 대신 ‘사진을 촬영해 편집하는 방법’ ‘TV시청 요령’ 등 용도를 강조해 PC와 주변기기의 일괄 구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용 사이트 개설을 계기로 자사 제품에 한정했던 보상판매제를 타사 제품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기종 이름이나 구입 시기 등을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보상금이 계산되는데 보상가격은 사용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최신 모델의 경우 3분의1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소니는 최근 인터넷에서 취급하는 PC 제품만을 전시하는 전용 코너를 수도권 4곳에 마련해 오프라인을 통한 제품 홍보를 벌이고 있다. 이 코너는 제품 판매를 일체 하지 않고 PC에 친숙치 않은 주부나 노인들을 대상으로 PC의 장점을 알리는 장소로만 활용하고 있다.
PC 사업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도시바도 곧 인터넷 직판 사이트를 통합하고 취급 상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후지쯔도 인터넷 직판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인 ‘웹판매총괄본부’를 신설하고 인터넷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PC시장은 대리점 등 매장 판매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인터넷 판매는 연30%의 신장세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테크산업 관련 시장조사 업체인 일본 멀티미디어총합연구소에 따르면 작년도 일본 국내 PC 판매는 약 1220만대에 달했고 이 중 인터넷 판매는 약 130만대로 전체의 10%를 넘어섰다. 2005년에는 인터넷 판매가 200만대를 넘어서 전체의 15%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