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휴대폰도 있어요!"

번호이동성 시차제 시행후 이동전화시장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서비스와 단말기들이 속속 출현,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 무료통화 이월 요금상품서비스, 캐치뮤직서비스 또는 연인과 가족들을 겨냥한 파격적인 요금서비스가 선보이는가 하면 유소년이나 여성·노약자들을 위한 보안폰에서 당뇨·스트레스 등 성인병 체크용 건강폰에 이르기까지 톡톡튀는 아이디어 단말기가 등장, 빠른 속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배경=무엇보다 특화된 시장을 겨냥해 가입자를 확보하거나 단말기 판매를 늘려보자는 취지가 강하다. 번호이동성 등 새로운 제도 시행과 함께 치열해진 경쟁이 이면에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나아가 건강과 편의성, 비용 등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요구를 반영하는 서비스와 단말기를 출시함으로써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후발사업자 “앞장”=이동전화 시장에서 예년같으면 새로운 상품·서비스·단말기들을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사실상 독식해왔지만, 올 들어서는 후발사업자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SK텔레콤이 오히려 뒤늦은 대응에 나서는 등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LG텔레콤이 지난해 9월 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첫 선을 보인 칩카드 기반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뱅크온)는 현재 가입자 70만명을 돌파, 전체 모바일뱅킹 가입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LG텔레콤의 뱅크온이 SK텔레콤·KTF를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선 데는 무엇보다 경쟁사에 비해 5개월 정도 앞섰던 발빠른 상용화 시점 덕분이다. 지난 2월 선보인 손가락 진동자극기라는 이색적인 건강 서비스도 현재 7300건 가량 이용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출시초기부터 하루평균 다운로드가 100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나아가 파격적인 요금혜택을 앞세운 서비스도 내놓았다. 지난 3월초 출시한 가족사랑할인프로그램은 두달 만에 가입자 8만명을 돌파했다. 일년에 두달치 전 가족의 요금을 무료 제공하는 데다, 최근에는 가족간 통화료의 절반을 깎아주는 눈에 띄는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KTF가 지난 2월 업계 처음 선보인 6종의 ‘무료통화 이월 요금상품’은 출시 3개월 만에 약 3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무료통화 월정액 요금 가운데 남은 통화분을 다음달로 이월해 그대로 쓸 수 있는 편익 덕분이다. 또 1월말 이 회사가 출시한 캐치뮤직 서비스는 상대방의 통화연결음을 자신의 통화연결음으로 자동 설정할 수 있다는 매력을 내세워 개시 3개월 만에 약 3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날로 늘어나는 메신저 이용량 덕분에 MSN 메신저 프리미엄 서비스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3월말 출시한 MSN 메신저 프리미엄 서비스는 한달여 만인 현재 이용자수 35만명을 기록중이다.

 ◇단말기도 이색 폰 “러시”=단말기 부문도 보안폰·건강폰 등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폰들이 선보였다. 지난 1월 출시된 유소년·노약자 보호용 ‘알라딘폰’은 석달 만인 지난달 말 총 4만5000대 가량 팔려나갔다. 전략 단말기로 판매된 절대 물량을 따지면 얼마 안되는 물량이지만, 주로 학생·노약자를 겨냥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작지 않은 규모다.

 최근 음반·저작권단체와 다소 물의를 빚고는 있지만 국내 최초로 선보인 MP3폰 단말기도 출시 한달여 만인 지난달 말 약 8만대를 LG텔레콤이 판매했다. MP3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1월 중순 출시한 고급형 단말기 ‘인테나폰’은 휴대폰의 벤츠를 표방하며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아프텐포스텐’지로부터 고급단말기로 극찬받은 국내 공급 모델로 넉달 만에 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당뇨폰도 선보였다. LG전자가 헬스피아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제품은 혈당측정이 가능한 특수 칩을 내장, 휴대 전화로 혈당관리와 주치의의 상담과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혈당 측정기능과 함께 만보계를 내장해 자신이 하루에 얼마나 운동했는지도 자동 체크할 수 있다.

 ◇전망=앞으로도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 같은 다양한 서비스와 단말기가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단말기의 경우 고객들의 웰빙에 대한 관심와 컨버전스시대의 특성을 반영, 조만간 심전도·혈압·맥박 등의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폰이나 스트레스 지수를 표시해주는 스트레스폰, 비만도와 체지방지수를 알 수 있는 다이어트폰 등 더욱 다양한 제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