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디지털 홈` 왜 중요한가

네트워크의 디지털화로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홈이 가속화되고 있다. 별개로 존재하던 가전·통신·방송·컴퓨터가 서로 결합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추세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IT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IT의 생활화(IT everywhere)가 급진전되고 있다. 이는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IT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의 지속적인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 컨버전스에 따른 홈네트워크 산업은 하드웨어의 단순 결합이 아닌 소프트웨어 응용을 포함하는 복합형태로, 디지털홈을 실현해 국민의 삶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홈네트워크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홈은 가입자와 연결되는 최종 단계로 기존의 가입자망보다 훨씬 규모가 큰 방대한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홈 관련 세계시장은 2003년 413억달러에서 2007년 729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6%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며, 국내시장도 연평균 13.6%, 99억달러 규모로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홈서버·홈게이트웨이는 2002년 11억달러에서 2007년에는 124.5억달러로 연평균 63%씩 고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디지털홈 정보가전 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선진 각국들은 핵심기술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디지털홈은 사용자 층이 광범위한 가전산업과 맥을 같이하므로 국가 산업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디지털홈 산업은 2007년까지 생산 14조원, 수출 58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홈네트워크 시장의 11.5%를 점유함으로써 홈네트워크 산업을 차세대 수출 주력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약 16만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될 뿐 아니라, 고품질의 다양한 통신·방송 서비스를 제공해 정보문화의 확산 및 지역간, 계층간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국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홈이 실현되면 장애인을 포함, 고령자의 안전한 생활보장 및 주부의 사회 활동 촉진으로 모든 국민이 정보화의 혜택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 일반가정에서도 의료·교육·고용·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콘텐츠 산업·정보가전 산업 등 새로운 수요와 부가가치를 창출해 신성장 동력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ETRI는 2000년부터 홈네트워크 핵심 기술개발을 추진해 홈서버/홈게이트웨이, 미들웨어, 임베디드 리눅스, 유무선 홈네트워킹 기술 등 홈네트워크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현재는 국민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2007년까지 유무선 통합화 및 디지털 컨버전스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통신·방송·게임이 융합된 고품질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홈서버 플랫폼 및 미들웨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기존 주택에도 홈네트워크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초광대역 무선통신(UWB)기술, 저속 근거리 무선통신기술(ZigBee)과 같은 무선 홈네트워킹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예상되는 유비쿼터스 홈을 가능하게 하는 센서 네트워크와 지능형 에이전트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홈 산업이 시장경쟁에만 의존할 경우 시장분할에 따른 국내업체의 경쟁력 약화와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되므로 잘 갖추어진 국내의 유무선 초고속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고 정부주도의 디지털홈 시범사업을 추진해 홈네트워크 모델의 검증을 통한 규격의 조기 표준화와 국제경쟁력 우위 확보가 필요하다.

 ETRI는 21세기 기술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 수행중에 확보된 핵심 지적재산권(IPR)을 국제 표준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공동 연구 등을 보다 활성화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물이 산출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임주환 ETRI 원장 chyim@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