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가 이달 부터 서비스 부문과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하이엔드 컴퓨팅 부문을 통합, ‘테크놀로지 솔루션 그룹‘이라는 거대 조직을 발족한 가운데 이의 수장인 앤 리버모어<사진> 부사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테크놀로지 솔루션’ 부문의 연간 매출은 280억달러에 달한다. HP의 일개 부서인 ‘테크놀로지 솔루션’ 의 이같은 메머드급 매출은 독립된 일개 IT기업보다도 매출이 많은 것이다.실제 HP와 서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114억달러)를 비롯해 오라클(94억),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 31억달러), 피플소프트(22억달러) 등 내로라 하는 컴퓨터 기업들의 매출이 테크놀로지 솔루션보다도 작다.
특히나 업계는 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을 겨냥해 HP가 이번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 과연 그녀가 IBM의 저격수로 제 역할을 해낼지 관심을 쏟고 있다.이를 의식한 듯 리버모어는 “IBM에 대적할 유일한 상대는 HP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소프트웨어에서 서비스에 이르기 까지 날로 복잡해지는 컴퓨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은 IBM을 제외하곤 HP가 유력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가 상대해야 할 IBM은 그야말로 거함이다.서비스 분야만 비교하더라도 IBM은 매출이 HP의 3배 수준이다. 또 HP 처럼 엔터프라이즈시스템, 소프트웨어,서비스 등 3개 분야를 합칠 경우 IBM의 연매출은 710억달러로 HP의 2.5배나 된다.
‘테크놀로지 솔루션’ 부문이 출범하기전 서비스 사업을 총괄하면서 프록터&갬블 등 대형 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인 바 있는 리버모어는 “HP의 성장을 다시 한번 점화시키겠다”면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과 함께 미국 IT업계 내 대표적 여걸로 꼽히는 리버모어는 5년전 피오리나가 HP 의 최고경영자(CEO)로 스카우트 돼 오기전, HP내에서 강력한 CEO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서는 리버모어가 매출, 수익을 크게 개선시키면서 새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차기 HP CEO로 가장 유력하다고 점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