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부터 실시된 교육방송(EBS)의 수능 방송으로 학부모의 사교육비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6일부터 9일까지 전국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EBS 수능강의에 따른 사교육비 경감효과’에 대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인문계 고교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방송 전보다 평균 월 4만 7000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인문계 고교 3학년 38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교총이 실시한 설문에서는 고3 학생 중 21%만이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고 65.4%는 ‘변화없다’, 13.6%는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능 강의 실시 전 학생 1인당 평균 월 23만 7000원이던 사교육비가 19만원으로 19.8% 감소했고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구의 비율도 67.4%에서 50.1%로 17.3%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득수준별 사교육비 경감 정도에서는 월소득 300만원 이상 가구의 경우 사교육비 경감 비율이 10%대에 그친 것과 대조적으로 월소득 200만원 미만인 서민층의 경우 50%가 넘게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교육의 중심인 강남 지역의 절감 효과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지역은 월 44만원에서 월 38만원으로 13.2%가 감소한 반면 광주·전라지역의 경우 월 12만원에서 월 6만 7000원으로 43.9%나 감소해 서울보다 지방에서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컸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박경재 국제교육정보화 국장은 “강남 중심의 상위권 학생들은 EBS 방송을 시청하기 보다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방이 사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EBS 수능강의의 사교육 대체효과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이같은 설문조사를 오는 7월과 9월 두 차례 더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자녀의 EBS 시청 여부, 시청 방법, 수능강의에 대한 기대감 등을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해 수능방송에 대한 실제 학생들의 여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교육부는 이에따라 향후 조사 대상을 학생과 교사로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