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차세대 프로젝트 이후 먹거리 찾기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지난달부터 매주 사내 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한 행사인 ‘칭찬 피자 릴레이’와 ‘점심시간 도시락 소풍 지원’, 미혼 남녀 직원을 위한 ‘사랑학 강좌’ 등을 주기적으로 진행중이다. 출범 3년을 맞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현하고 직원간 살맞대기를 통해 가족적인 조직문화를 구현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행사들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사의 배경에는 석달여 뒤로 다가온 우리은행 차세대 정보시스템에 투입될 직원들의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위로하기 위한 경영진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에 투입된 인력은 전체 750여명 중 매달 약 300명에 달한다. 특히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가동되는 대규모 차세대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다른 은행들과 금융IT 업계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프로젝트에 투입된 우리금융정보 직원들의 피로도와 부담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년 전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정보로 자리를 옮긴 약 170명 가운데 50여명이 지난 3월 말께 다시 우리은행으로 돌아갔다. 우리금융정보로 옮길 당시 2년 후 선택적 원대복귀가 보장됐지만 함께 제시됐던 급여·인사상의 혜택까지 포기해야 함에도 전직을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그들의 전직의 원인이 단순히 높은 업무 강도에만 있다고 보지 않는다. 서비스 안정화, 경남·광주 은행 등과 IT통합 등 후속과제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우리금융정보의 향후 먹거리와 입지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우리금융정보도 대외 시스템통합(SI) 사업 확대를 겨냥한 위상 재정립을 꾀하고 있다. 우리금융정보는 그동안 미국 EDS와 진행해온 컨설팅 작업이 다음달 중 마무리되는 대로 수익사업 확대를 골자로 한 비전과 전략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금융정보가 금융IT 업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컴퓨터산업부·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