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이 최근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이후 최소한 9개의 웹 사이트가 IPO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져 ‘미니 닷컴 붐’ 열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이 포털인 플래닛아웃를 비롯해 알리브리스(서적 판매 사이트), 블루나일(보석 소매 사이트) 등 업체들이 모두 주식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들의 미래가 예전에 실패를 경험했던 펫츠닷컴, e토이즈, 웹밴 등 사이트들보다 유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IPO 신청 닷컴들 대다수가 예전에 IPO를 신청했던 닷컴들보다 재무적으로 훨씬 건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거액의 적자를 내던 과거의 웹 사이트들과 달리 순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IPO 전문 투자회사인 르네상스 캐피털의 폴 바드 애널리스트는 “이들 기업의 사업 모델이 예전 닷컴에 비해 더 견실하다”며 “그렇다고 이들 기업이 반드시 훌륭한 투자 대상이라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상장을 준비중인 인터넷 회사수를 보면 IPO 시장이 회복세임을 알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IPO는 가뭄 상태였지만 최근 생명공학, 건강, 식당,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르네상스 캐피털에 따르면 올들어 138개 업체가 기업공개를 신청했다. 이는 105개 업체가 IPO를 신청했던 지난 해 전체 수치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IPO 절차에 들어간 인터넷 회사들은 웹 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구글을 제외하고 이번에 IPO를 신청한 9개 닷컴은 플래닛아웃, 알리브리스, 블루 나일 외에 클래리어(온라인 광고업체), 브라이트메일(안티 스팸업체), 쇼핑닷컴(비교쇼핑 엔진 업체), 애드버타이징닷컴(온라인 광고업체), 그린필드 온라인(인터넷 조사업체), E코스트(PC몰의 분사 업체) 등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구글의 IPO 신청이 닷컴 산업 전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IPO를 계획중인 다른 인터넷 회사들에게 유리한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바드 애널리스트는 “구글 IPO 신청이 닷컴들에게 활력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정확히 말해 구글의 IPO 신청 전부터 닷컴 경기 회복 기미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IPO에 대한 투자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이들은 상장 초기 업체들의 주가가 변동 폭이 크고 이들 업체의 기본적인 사업이 경쟁사들의 공세에 특히 취약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현재 들뜬 닷컴 시장이 다시 ‘묻지마 투자’식으로 변질될 가능성이다. 벤처 투자자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닷컴들을 기업공개로 몰고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짐은 성장전망이 불투명한 적자 업체들이 대거 IPO 신청에 나설 때 분명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건전한 웹 사이트도 이들 업체에 휩쓸려 상장시 피해를 볼 위험이 있다.
라시 글레이저 UC 버클리대 교수는 “충족되지 못한 투자 수요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소규모 거품 상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예전에 비해 투자 열기에 무조건 편승하지는 않고 있지만 언제 투자 열기가 비이성적으로 변할 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