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중국 휴대폰시장에 10억 유로 투자한다

독일 지멘스가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 모토로라를 따라잡기 위해 10억유로(1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18일 블룸버그통신 증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진출 100주년을 맞아 상하이를 방문한 하인리히 폰 피러 지멘스 회장은 현재 5% 미만인 중국 휴대폰 시장점유율을 3년안에 10%선까지 올릴 방침이며 중국 시장에 10억유로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1400만대 규모인 상하이의 휴대폰 공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2000만대 규모로 증설되는 한편 지멘스와 중국 휴대폰 업체 닝보버드와 제휴 활동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CCID컨설팅에 따르면 지멘스는 세계 4위의 휴대폰업체지만 지난해 중국시장에서는 노키아(15%), 모토로라(14%)에 크게 뒤진 9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지멘스는 이달초 중국 휴대폰회사 닝보버드와 합작계약을 맺고 이 회사의 휴대폰 유통망 3만개를 통해 중국 전역에 휴대폰 단말기를 공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피러 회장은 또한 “TCL과 화웨이가 훌륭한 기술과 가격경쟁력으로 자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극찬해 중국정부의 3세대 사업자 선정을 의식해 중국 통신업계에 추파를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독일을 대표하는 지멘스 회장이 이처럼 적극적인 중국 세일즈에 나선 이유는 유럽과 다른 대륙에서 매출이 계속 감소하는데 비해 유독 중국시장만은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멘스는 중국내 13개 법인에 3만명의 직원을 갖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40억 유로에 달한다.지멘스는 오는 2009년까지 매출이 최소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특히 요즘 심화되는 중국의 전력난은 발전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지멘스로서는 더 없는 사업상의 호재다. 상하이가 11억달러를 들여 건설한 세계 최초의 도시구간 자기부상열차도 지멘스가 공사를 맡았다.

전문가들은 중국내 통신, 전력, 교통 등 인프라 수요가 지멘스의 주사업 영역과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에 지멘스의 중국시장 의존도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