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정보기술(IT)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인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30개국 가운데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으니 충분히 기뻐할 일임에 틀림없다. ‘IT=한국’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우리의 IT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러나 현재의 순위에만 만족해 마냥 즐거워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를 추격하는 후발 국가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잠깐 방심하다가 순위는 일순간에 바뀔 수도 있다. 이번 발표와 함께 한가지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가 IT 제조업 부문에 있어 강국이라고 하지만 우리 내부 정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여전한 만큼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가느냐가 시급히 해결되고 개선돼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IT 강국답지 않게 이로 인한 계층간 위화감마저 노출되고 있음을 곳곳에서 볼 수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 당국에서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등 관심을 보여 왔던 게 사실이다. 노인컴퓨터 무료교육을 비롯해 100만명이 넘는 주부를 대상으로 한 컴퓨터 교육 역시 엄청난 호응을 얻으며 절찬리에 진행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교육과 소프트웨어 지원사업에 대한 투자 등 정보화 소외층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애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연령·계층 간 정보화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디지털 디바이드를 줄여 얼마만큼 사회적인 면에서 긍정적 요인으로 돌려놓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물론 정보화 격차는 하루아침에 당장 해소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보화 격차 심화는 나아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돼 각 계층에 맞게 지속적으로 전달돼야 한다. 물론 당국의 아집없는 예산지원과 꾸준한 교육 등이 당연히 뒷받침돼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진정 정보화 소외층의 정보화 수준이 상승해 격차가 하루빨리 해소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 국민이 디지털의 혜택을 볼 수 있을 때 진정한 IT 강국이라고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박동현·서울 구로구 구로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