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태그(RFID) 표준을 놓고 정보기술(IT)업체들간에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앞으로 막대한 전·후방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이는 RFID 분야는 이제 시장이 막 열리고 있는 시점이어서 표준 획득에 먼저 성공한 업체는 그 만큼 프리미엄을 갖고 사업을 전개할 수 있어 표준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C넷에 따르면 현재 RFID 표준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은 △필립스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연합군 △독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에일리언테크놀로지 △매트릭스·마이크로일렉트로닉마린 등 소기업 중심의 연합군 등 3개 진영이다.
이들 3개 진영 모두 RFID 표준을 주도하는 국제기구인 EPC글로벌에 자체안을 표준으로 제시,낙점을 기다리고 있다.브뤼셀에 위치한 EPC글로벌은 RFID태그와 리더(단말기)간 통신 규격으로 공중 인터페이스 프로토콜인 ‘RFID UHF 제너레이션2’을 선택,오는 10월4일 까지를 수용 기한으로 제시하고 있다.
필립스-TI 연합군을 비롯해 3개 진영이 제출한 표준안은 모두 국제표준 조직의 가이드라인(지침)을 따르고 있어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3개안이 디자인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가까운 시일내 RFID 시장에서 그 차이점이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전문가들은 “단지 몇달만이라도 먼저 표준으로 채택되면 실제 시장에서는 엄청난 경쟁우위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RFID 도입에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는 내년 1월까지 자사에 물품을 공급하는 대형 기업 100곳에 RFID 도입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는데, 표준 문제에는 직접 간여하지 않고 EPC글로벌에 맡기고 있다.월마트 이외에도 타겟, 테스코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비용절감과 효율적인 재고 관리 차원에서 RFID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 소식통들은 오랫동안 반도체 및 디바이스 제조에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필립스-TI 연합군이 시장에서 선호되고 있지만 현재 가장 앞서고 있는 것은 에일리언과 매트릭스 진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실제 이 두 회사 제품은 시험용 RFID 시스템 구축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뉴욕 소재 컨설팅기업인 ABI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키엘슨은 “하나의 표준이 선택되면 그 업체는 선점 효과 때문에 큰 승리를 얻을 수 있다”며 “만일 필립스-TI 연합군이 패배할 경우 이들은 에일리언 같은 전문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영향력 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계가 RFID 표준 경쟁에서 한 곳의 승자와 두곳의 패자를 예상하고 있는 것과 달리 EPC글로벌측은 “제안된 표준을 혼합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EPC글로벌의 제품 매니저 슈 허치슨은 “하나의 제안만을 표준으로 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딜로이트가 연매출 50억달러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중 25%가 올해 약 50∼100만달러를RFID 투자비용으로 쏟아 부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