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을 기반으로 한 가정용 전화기인 ‘WLL(Wireless Local Loop)단말기’가 국내 휴대폰업계의 새 수출 틈새 품목으로 등장했다.
WLL단말기는 무선망을 활용해 저렴한 투자로 통신인프라를 넓힐 수 있는 잇점이 있어 중국·인도·남미 등 개발도상국에서 최근 몇년새 각광받고 있다. WLL폰은 대부분 CDMA 기반이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WLL폰 개발 및 생산업체들은 따라서 올해 매출 목표를 올려잡는 등 틈새 시장 장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WLL폰의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400만대에서 올해는 4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는 휴대폰으로 쓰이는 수량까지 합친 수치이며, 실제 가정용 전화기로 쓰이는 WLL폰은 300만대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WLL시장 1위 업체인 LG전자는 올해 155만대를 수출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특히 WLL폰 최대 시장인 인도에서 120만대를 판매해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에도 인도 94만대를 비롯해 112만대를 판매한 바 있다.
중국 WLL폰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피델릭스(대표 박찬범)은 지난해 170억원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공략 대상을 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 등으로 넓혀나갈 방침이다. 피델릭스의 관계자는 “올해도 매출 170억원 이상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텔레콤(대표 조주환)은 올 2월 WLL폰 개발전문업체인 세션텔레콤을 인수 합병하고 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세션텔레콤은 지난해 WLL폰 개발용역 등으로 25억원정도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성일텔레콤은 지난달부터 중국 차이나유니콤에 OEM방식으로 물량 공급을 개시했다. 이 회사는 진입 첫 해인 올해 매출 목표를 2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WLL폰으로 300억원 매출을 올린 엑세스텔레콤(대표 서춘길)은 올해 400억∼50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예상했다. 이 회사는 특히 남미 시장에 집중해 월 평균 2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외 중국·중동·아시아(중국 제외)에서 월 15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텔(대표 이광철)은 올해 중국시장 60억∼80억원 매출을 올리며 전체 5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텔은 지난해 10억원 수출을 시작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으며 올해부터 자체 개발 모델을 무기로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와이드텔레콤(대표 김재명)은 최근 예맨에 2년간 4만대 계약을 맺으면서 이 부문 시장에 진입했다. 이 회사는 다음달 루마니아의 판매업체와 물량 계약을 맺고 동유럽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WLL시스템 시장은 이미 중국 화웨이·ZTE 등이 저가를 무기로 공격적으로 나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이들이 WLL폰 진입에 나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