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어떤 기능을 도입해볼까?’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의 마케팅실에서 상품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임선영씨(26·사진)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골몰하는 사람이다. 상품 기획 과정에서 시장 가치, 소비자 만족도, 활용도 등을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 조건이다.
“다른 부서 직원들과 많은 의사소통을 거치지만 상품기획 단계가 새 휴대폰모델 탄생의 첫 단추입니다. 출발부터 잘못되면 회사에는 많은 손해가 생기겠죠. 항상 도전하는 일이다보니 부담도 큽니다”
휴대폰에 카메라기능을 도입하면 요즘처럼 ‘대박’이 날 지 누가 알았을까. 하지만 상품기획자는 그런 것을 예측해 내고 적절한 타이밍에 시장에 선보여야 한다. 대학때 정보통신을 전공한 임선영씨가 상품기획업무를 맡게 된 배경이 흥미롭다.
“회사에서 준 입사 지원서대로 작성하지 않고 저만의 이력서를 따로 만들었죠. 이력서도 제가 하고 싶은 말만 썼구요. 저도 하고 싶었지만 입사 후 전해들은 말로는 이력서 사건 때문에 상품기획쪽에 배치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고에 많이 등장한 일명 ‘보아폰’ ‘윤도현폰’ ‘키즈폰’ 등이 그가 직접 기획에 관여한 모델들. 그렇다면 다음 모델은 뭘까? 광학줌이 내장된 카메라폰이 나올 거라고 임선영씨는 알려줬다. 또 케이블 수준의 위성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휴대폰도 올해 선보일 거라고 전했다.
“MP3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기능에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도 많습니다. 하나의 단말기에 모든 것을 넣는 것보다 MP3폰, 게임폰 등 기능을 세분화하면서 특화된 휴대폰을 만드는 것이 최근의 트랜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임선영씨는 직업의 특성상 젊은이들이 모인 곳에는 빠지지 않을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인터뷰를 마친 21일에도 그는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대학가로 향했다.
◇휴대폰 상품기획자란=휴대폰의 효용성이 커지면서 벨소리작곡가, 무선인터넷 게임개발자, 디자이너, 콘텐츠 기획자 등 휴대폰 관련 직업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휴대폰 상품기획자다. 휴대폰 상품기획자란 한마디로 휴대폰을 기획, 설계하고 제품이 완성, 출시될 때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10년전부터 휴대폰상품기획자란 직업이 있었지만 여러 기능들이 통합되면서 기획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휴대폰 상품기획자는 제품에 대한 이해와 마케팅 홍보 전략수립은 물론 급변하는 IT환경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발빠른 정보수집력과 전문지식이 요구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 stk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