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인터넷전화(VoIP)에 시내전화번호를 부여하는 조건으로 기존 전화(PSTN) 수준을 제시한 가운데 기준에 대한 타당성 논란이 벌어졌다.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인터넷전화를 통해 시내전화 사업확대·진입을 준비하는 사업자들은 시내전화번호가 아닌 식별번호(0N0)를 이용하면 가입자가 절반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정통부가 제시한 기준에 불만을 나타냈다.
정통부가 최근 확정한 인터넷전화 정책방향에 따르면 시내전화번호를 부여받으려면 시내전화 통화품질인 MOS4.0 이상을 보장해야 하며, 구체적 기준과 측정방법은 ‘인터넷전화품질개선협의회’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해 말 TTA가 측정한 통화품질에 따르면 인터넷전화의 MOS는 평균 3.77(기존전화 4.1)에 그치며 MOS를 객관화한 수치(R값)도 기존 전화 91에 비해 73.75로 떨어진다.
후발유선사업자들은 “네트워크, 서비스 등이 차별화된 인터넷전화에 기존 규제의 틀을 들이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시장확대를 위해 새로운 접근의 품질기준이 만들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후발사업자 관계자는 “정통부의 MOS기준을 맞추려면 현재 이용중인 음성코덱(G.723.1) 대신 다른 코덱(G.711)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음질이 개선될 지라도 네트워크에 부하가 4배까지 커져 오히려 통화 단절률 등이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며 “반대로 현재 코덱(G.723.1)으로 MOS4.0를 맞추려면 많은 투자비가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품질기준을 마련해온 TTA관계자는 “MOS4.0은 일단 상징적으로 제시된 기준”이라며 “주관적 기준인 MOS를 객관화한 수치(R값)를 이용해 음성품질을 측정하고, 통화지연시간, 소통률, 호성공률, 절단률, 망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준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인터넷전화는 현재 시내전화의 대체서비스로 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퀄리티를 유지해야 하며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질 경우 0N0번호를 쓰면 될 것”이라며 “트래픽 부담이 크다는 주장은 ’인터넷전화를 도입할 만큼 충분한 네트워크 용량이 확보됐다’는 그간 사업자들 주장과 반대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신각 ETRI 통신프로토콜 연구팀장은 “인터넷전화의 통화품질기준은 장기적으로 인터넷망의 품질개선(QoS)과 품질보증(SLA)제도까지 고려해 결정해야 하며 한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용어> MOS(Mean Opinion Score)= 사용자의 주관적인 평가의 평균치를 5개 등급으로 나눠 통화품질의 등급을 표현하는 단위. 전화의 통화품질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주로 쓰인다. 현재 시내전화는 4.0이상, 음성통화가 가능한 수준은 3.6이상, 음성통화가 제한적 가능한 수준은 3.1이상. 주관적 수치인 MOS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제전기통신연맹(ITU)에서 ‘e모델’을 고안, 지연시간 등 객관적인 수치를 기준으로 ’R값’을 추출하고 이를 다시 MOS값으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