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저(Frasier)나 프렌즈(Friends) 등 TV프로그램은 미국에서 아주 오랫동안 인기를 끈 TV드라마다.하지만 친구들과의 약속이나 회사일 때문에 이들 TV 드라마의 주요 장면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은 그 아쉬움을 어떻게 달래야할까.
이같은 상황에서 대다수 미국 시청자들은 몇년전까지 만해도 재방송을 기다려야만 했다.하지만 이제는 이들 드라마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아 시청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
USA투데이는 최근 얼마나 많은 TV드라마들의 주요 장면들이 인터넷을 통해 교류되는지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TV드라마의 온라인 교환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보도했다.
파일 공유 사이트인 제로페이드닷컴(Zeropaid.com)의 운영자인 조지 곤잘레스는 “지난 6개월 동안 TV드라마만을 교환하는 신규 사이트가 눈에 뜨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카자(Kazza)뿐만 아니라 e동키·TV토렌츠닷컴·벅TV닷넷 등 각종 신규 사이트에 접속하면 심슨, 프렌즈,소프라노와 기타 드라마와 쇼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실제 최근 실리콘밸리의 베이TSP는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는 심슨, 알리아스 등 TV쇼 파일이 무려 2만개가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매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유명 TV프로그램인 ‘심슨’ 제작자인 폭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론 윌러 부사장은 “TV쇼의 무단 다운로딩이 아주 심각하다”며 “TV파일이 영화파일보다 용량이 적어 다운로드하기가 아주 쉽다”며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에상했다.
TV쇼 파일이 아직은 음악 파일과는 달리 다운로딩 시간만 1시간 이상 걸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사용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파일의 분할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TV 및 영화 파일 교환 프로그램인 ‘비트토렌트’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시간에 관게없이 얼마든지 다운로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TV쇼 파일의 불법 공유가 앞으로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HP·게이트웨이·델 등 컴퓨터업체들이 엔터테인먼트용 PC인 미디어센터PC를 적극 보급하고 있는데다 50달러짜리 ‘TV캡처 카드’를 데스크톱PC에 장착해 방송사를 통해 공급하는 TV쇼의 디지털화 작업을 완료하면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교환하는 것은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 이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음악과 영화처럼 TV쇼도 온라인에서 무료로 공유하는 것을 불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음악계가 최근 2500명 이상의 불법파일 공유자를 고소한 것과 달리 아직 TV쇼를 공유했다고 고소된 경우는 없다. 물론 방송사들은 소송을 검토 중이다. 여기다 “불법파일 공유가 불가능하도록 법률제정 등을 청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직 TV드라마의 온라인 거래에 대한 방송사들과 시청자들의 인식은 미약하기 그지없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