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서비스 시기 계약서에 명기 안하면 개발사들 낭패 본다

`계약서에는 꼭 서비스 시기를 명기할 것!`

 퍼블리셔와 게임개발사간 게임서비스 시기를 놓고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계약서에 서비스 시기 등을 명기하지 않을 경우 애써 개발하거나 수출한 게임이 무작정 보류 상태로 묶여버리기 때문이다.a

 온라인게임업체 태울엔터테인먼트의 조현태 사장은 2년전 중국에 수출한 ‘신영웅문’의 서비스 일자가 지금도 잡히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태울이 ‘신영웅문’을 수출한 것은 지난 2002년. 그것도 수출대상이 중국 최대 서비스업체 샨다네트워크였다. 샨다 측은 그러나 지금까지도 오픈 베타 서비스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태울 측은 샨다가 여러종의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다보니 ‘신영웅문’은 수입 계약만 한 채 서비스 일정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태울 측은 서비스 개시 일자를 실제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뾰족하게 대응할 수단도 마땅치가 않다. 당연히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던 추가 로열티 수익도 없고 다른 파트너사를 찾으려고 해도 계약서상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이런 일은 한국과 중국기업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게임포털(퍼블리셔)과 개발사 사이에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어 기업간 미묘한 갈등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퍼블리셔들이 내부 일정에 맞춰 서비스 일정을 고무줄처럼 늘이다보니 개발사는 게임개발을 완료하고도 공개하지 못하거나 유료 서비스를 못하는 일이 적지 않은 것이다.

 국내 3대 게임포털 가운데 한 곳을 운영하는 N사와 게임서비스 계약을 한 한 중소게임개발업체의 피해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회사는 N사와 당당하게 서비스 계약을 하고도 유료화를 못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N사가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빌링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중소기업은 이때문에 부도위기를 겪기도 했다.

 또다른 중소 게임업체는 계약을 하고도 퍼블리셔의 서비스 우선대상에서 밀려나 피해를 입은 경우이다. 1인칭 슈팅게임을 개발해온 이 회사는 계약한 퍼블리셔가 나중에 계약한 경쟁사 제품을 먼저 서비스하기로 일정을 잡아버려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 이회사 관계자는 “그래도 ‘갑’의 입장인 퍼블리셔와 관계가 좋아야 하니까 참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을 털어놓았다.

 조현태 사장은 “과거 경험을 실패삼아 이제 중국기업과의 수출 계약서에는 해당 게임이 적어도 언제부터는 서비스에 들어가야 한다는 항목을 명시하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계약서를 파기하지 않는 한 수년간 판권이 묶여 있는 ‘노예문서’상태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