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산 통신장비 국내시장 휘젓는다

싼가격 무기로 소호·SMB 시장 잠식

가입자용 통신장비 시장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의 중국산·대만산에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대형 및 코어장비 시장을 주요 선진국 벤더들이 장악한데 이어 개인은 물론 소호·SMB 시장까지 해외 업체들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고 장악하고 있던 소호·SMB 시장용 시장마저 액톤·디링크·화웨이 등의 업체들이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장에서 채널 유통 전문 기업들도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가졌으면서도, 많은 이윤을 가질 수 있는 대만·중국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아텐·디링크 등은 이미 월드와이드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기업들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분야별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액톤·디링크·델타네트웍스·런탑·니트로닉스·까메오 등과 브로드밴드 시장의 자익셀·엠비씨 등이 눈에 띄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네트워크 장비를 유통하고 있는 에이티케이(대표 김용대)의 경우 아텐·디링크 등의 제품은 물론 아니제닉·엘마스·사이버탄 등 대만산 통신장비의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

 에이티케이 관계자는 “10여년간 네트워크 장비 유통을 해왔다”며 “최근 월드와이드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일반 유통채널까지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미 랜카드·유무선 공유기·소호용 플러그앤플레이 스위치 시장은 이들 업체들의 장악이 끝나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이 사업을 접은 상황이며 최근에는 매니지먼트 기능을 가진 엔터프라이급 스위치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콤텍시스템 관계자도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기능이 첨부되지 않은 단순한 기능의 스위치 시장만 공략하던 대만기업들이 최근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인텔리전트화된 매니지먼트 스위치 부문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화웨이 등 주요 중국업체들이 직간접적으로 국내 시장을 두드리고 있고, GT일렉트로닉스·디지털차이나 등 중국 내수에만 치중하고 있는 업체들까지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제품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그 영향력은 대만 제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쓰리콤 관계자는 “화웨이는 이미 엔드투엔드 제품군을 보유, 유일하게 시스코와 경쟁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중국 기업들의 위상을 전했다.

 이에 따라 주요 코어 장비를 생산하고 있는 선진국 기업이나 가격 경쟁력으로 경쟁하는 중국·대만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들 제품의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한국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의 강점은 통신사들의 까다로운 스팩을 맞춰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및 응용기술”이라며 “이런 강점을 살려 가야만 앞으로의 시장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