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열리는 벤처투자마트는 아이디어와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이 투자를 통해 사업화를 실현하고 시장진입을 가능케 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수도권에 쏠려 있는 캐피털들이 지방의 알짜 기업을 만나 투자를 저울질하고, ‘돈맥(?)경화’로 곤란을 겪고 있는 지방 기업에 자금을 수혈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다음달 24일 대구 EXCO에서 열리는 ‘벤처투자마트’도 그런 점에서 여느 행사와 다를 바 없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진행돼 오던 투자마트를 대구·경북·포항 3개 테크노파크(TP)가 공동으로 마련해온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 TP가 상호협력을 통해 지방에 투자분위기를 만들어 가자는 순수한 취지에 누구나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참여업체 리스트 선정기준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대구TP는 행사 참가업체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견 벤처기업 2곳을 선정, 그야말로 캐피털의 구미를 끄는 ‘때깔 좋은’ 업체로 투자 밥상을 차렸다.
반면 경북·포항TP는 4개 업체 중 2곳을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사업화 자금이 없는 신생 벤처로 뽑았다. 나머지 2곳도 업력과 자본금은 높지만 기대만큼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대구TP는 신기술의 사업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실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인가’를 기준 잣대로 사용한 듯하다. 이런 기준으로 모 벤처기업은 자금이 꼭 필요한 시점이지만 현재 매출과 자본금이 낮다는 이유로 배제됐다.
경북·포항TP의 선정기준은 사업화 가능성은 높지만 당장 생산라인을 갖추지 못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에 가깝다.
업계에서 행사를 두고 “사전조율 없이 서로 다른 잣대로 업체를 선정해 오히려 투자가들에게 투자자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주최기관들의 공통된 잣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어차피 선정된 업체이니 만큼 참여업체 모두에 투자가 돌아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지만 주최기관 간에도 서로 다른 잣대는 벤처들에 혼선을 주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