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를 가로 지르는 남과 북의 통신망을 광케이블로 연결하기로 남북이 합의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동안 남북은 지난달 두 차례의 실무회의를 통해 오는 9월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시범단지 안의 사업자를 위해 유선 100회선, 이어 개발될 1단계 100만평 본 공단에는 1만회선을 제공키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번 남북의 합의로 연결된 광케이블이 비록 개성공단까지기는 하지만, 그동안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작업에 이어 통신망까지 연결키로 한 것은 남북 IT협력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광케이블만의 연결이 아니라 이를 통해 남북한이 한민족임을 세계에 과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남북 간 IT산업과 통신, 문화, 예술 등의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정부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2000년 8월 판문점에 전화 300회선, TV 1회선, 문서, 음성·영상 등 데이터 통신 5회선 이상을 사용할 수 있는 광통신망을 가설했지만 남측 평화의 집과 북측 개성 전화국 사이의 광단국 장비 설치에 북측이 호응하지 않아 연결되지 않은 적이 있다. 이번 광케이블은 이미 남측 경의선 도로를 따라 군사분계선까지 지중매설을 마친 상태므로 북측 구간에 대한 연결 공사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번 광케이블 연결과 관련, 남북 간에 통신시설의 운영문제와 지중매설작업 등과 관련해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상생의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합의점을 찾아 북측 구간에 대한 광케이블망 연결작업을 즉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에 대한 통신제공은 사업자인 KT가 상업적 방식으로 추진하게 되며 정부는 사업자에게 건설비를 남북협력기금에서 장기저리로 대출해 주기로 한 바 있어 이견만 해소되면 신속한 연결공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광케이블 연결공사가 가능한 빨리 진행돼 양측이 IT기술을 바탕으로 일체감 형성을 통해 공동체라는 인식 아래 남북한 경제협력과 특히 IT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이 있지만 남북한이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경제분야고 그 중에서 파급효과가 큰 IT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이 IT분야에서 상호협력과 상생의 현실적인 방안을 단계적으로 모색해 나간다면 양측의 기술발전과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이미 우리의 IT기술수준은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미 ‘IT강국-코리아’라는 인식을 세계에 과시한 만큼 북측의 인적자원과 남측의 IT기술을 합치면 양측의 투자 승수효과가 대단할 것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IT분야 표준화, 수익모델 개발, 투자 장애물 제거, 정부 및 민간깅버의 협력 지원방안 등 현안을 지속적으로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가 IT분야에 달려 있고 통신망의 연결 없는 IT교류는 남북의 협력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일이 IT산업을 비롯한 분야별 평화공존과 상호협력의 틀 안에서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촉진제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