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첨단 기술이 해외에 유출되는 사고가 잦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IT기술에 관해 입맛을 다시는 외국 경쟁 업체들의 검은 손이 알게 모르게 우리 업계와 관련 연구 인력에게 접근해 핵심 기술을 빼내려 한다고 생각하니 안타깝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엄청난 예산을 들여 고급 인력들이 불철주야로 고심해 개발한 첨단 기술을 통째로 외국 경쟁 업체 등에 인도하려는 발상은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매국행위와 다를 바 없어 이해할 수 없고, 더불어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당국 역시 지금껏 설마하고 방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지난해만 해도 국내 첨단 핵심기술을 빼돌리려는 산업 스파이 적발이 6건에 14조여원 상당의 피해 예방이 있었다고 한다. 올해의 경우 1분기를 넘긴 시점에 벌써 얼마 전 적발된 휴대폰 핵심기술을 외국으로 인도하려다 적발된 건수를 합쳐 모두 6건에 17조원이 넘는 엄청난 금액의 피해를 당할 뻔 했다니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첨단 핵심기술에 대한 당국의 무방비적 방관이 첨단 기술 유출의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해외 경쟁 업체들의 포섭에 연구 인력들이 넘어가는 원인으로 평생 직장 개념의 퇴조, 경쟁사의 좋은 고용 조건, 자녀 교육 문제 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당국의 첨단 핵심기술에 대한 미온적 방관이 불러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행히 뒤늦게나마 산업스파이를 적발하고 예방 활동을 밀착 지원하게 될 ‘국가산업 보안정책협의회’ 발족이 있었다니 기대가 크다. 여태껏 관련 기구가 없어서 국부 유출이 자주 발생했던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부 유출에 관한 한 하나의 기구 설립으로 만사 해결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첨단 핵심기술 관련 업체에 종사하는 연구 인력과 해당 업체, 게다가 관련 당국의 삼위일체된 자만과 첨단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미온적 태도 및 관리의 허점 등이 동시에 만들어낸 결과다. 결국 이들 모두의 각성과 철저한 보안의식, 자국 첨단 기술의 관리와 애착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아가 국가간 자국 기술 보호와 해외 경쟁 업체의 첨단 기술을 빼내오기에 혈안은 돼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핵심기술의 불법 해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는 국가간 공조 방안도 고려해 봤으면 한다.
박동현 서울시 구로구 구로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