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통신시장 구조조정 바람

경쟁력 확보한 안정적 시장재편이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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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새’ 통신시장인 별정통신시장에 거센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주요 사업자인 송아텔레콤, 텔링커, 율테크놀로지 등이 인수되거나 사업을 접은 반면 안정적인 자금흐름을 가진 일부 업체는 타 사업자 인수로 가입자를 늘리는 등 시장판도를 바꾸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국제전화사업의 수익성 악화와 사업자간 과열경쟁, 대형 기간통신사업자의 시장진입 때문”이라며 “체질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현황=대표적 별정사업자인 송아텔레콤은 지난 달 아톤텔레콤(대표 양상언)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 해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기 위해 감행한 수십억원의 부가통신사업 투자가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 디아이텔레콤은 지난 3월 HK텔레콤(대표 민정기)에 인수됐고 율테크놀로지는 아이투라인(대표 오한균)에 기업용 인터넷전화 영업권을 넘겼다. 주요사업자로 꼽혀온 텔링커(대표 허철수)도 사업을 접고 시스템통합(SI)으로 방향을 돌렸다. 반면 원텔(대표 김춘호)은 자사 백본망으로 타사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매(홀세일) 사업을 확장, 이른바 통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으로 연간 1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절차가 까다로운 M&A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고 실익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아이투라인도 기업가입자 인수를 통해 꾸준한 매출기반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변신을 꾀했다.

 ◇원인=과도한 경쟁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가 이하로 국제전화 선불카드를 제공하는 과도한 경쟁이 유통구조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빚었고, 그 결과 신용도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S별정통신사 관계자는 “여러 사업자들이 무너지는 와중에 동반부실에 빠진 카드 유통점들이 대형 기간통신사업자들과 계약을 하는 바람에 별정사업자들의 자금 흐름이 일순간에 막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금융권의 대출기준 강화, 정통부의 보증보험료 현실화(인상)조치 등도 사업자들을 압박했다. 전반적 침체에 빠진 유선사업자들이 이용약관 신설시 망연동료를 평균 20% 가량 인상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된 점도 타격이 적지 않았다. 사업을 접은 A사 대표는 “원가인상과 요금인하, 은행대출금 회수로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토로하고 “망연동료 책정 등에서 정책적 배려가 전혀 없었던 것은 문제”라고 정통부에 화살을 돌렸다.

 ◇전망=한 별정통신 사업자에 따르면 5월부터 시작된 신용보증기금 지원 보증 만기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업체가 전체의 70%에 달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가입자 인수, M&A를 통해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 등 고정고객을 확보, 독자생존할 수 있는 체질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김우겸 송아텔레콤 차장은 “주요사업자가 30여개에서 10여개로 줄어들었다”며 “올해 말까지 독자생존 조건을 갖춘 사업자 위주로 시장이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전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별정사업자들이 틈새시장을 형성하면서 과열경쟁의 폐해도 남겼지만 국제전화 요금 인하 등 소비자 편익에 도움이 된 측면도 많다”며 “경쟁력을 확보한 주요사업자 위주로 안정적인 시장재편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별정통신이란?=타 사업자(기간통신사업자)의 회선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지난 97년 통신시장 개방에 맞춰 국내 통신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주로 국제전화 카드, 인터넷전화, 5자리 식별번호 휴대폰 국제전화, 구내통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