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수출이 올해 들어 활기를 띠면서 연간 수출액 10억달러 돌파도 무난할 것이라는 고무적인 전망이 나왔다. 1분기 SW수출이 입금액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 정도 늘어난 9000만달러를 넘어선 수준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성급한 예측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1분기 수출 계약액이 작년 동기보다 무려 4배나 늘어난 4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허황된 수치만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SW수출은 거의 1년 내 마무리되는 단기 수출품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1분기 계약액이 올해 수출액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우리 SW수출 추세가 단발성 패키지 SW 위주에서 벗어나 대형 시스템통합(SI)기업이나 SW유통업체와의 제품 공급 및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미래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올 들어 국산 SW수출이 전례 없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 SW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에서 인정받은 데다 여기에 관련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노력이 어우러져 나타난 결과다. 이는 우리 SW업체들이 일본에서, 그것도 일본 정부의 정보화프로젝트에 참가해 성가를 높이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잘 알다시피 일본 SW시장은 티끌만한 흠도 용납하지 않는 곳이다. 때문에 일본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SW기술이나 품질, 애프터서비스 등이 모두 완벽해야 한다. 이런 일본 시장에 우리 SW업체들이 지난 1분기 중 수출한 액수는 입금 기준으로 무려 4018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SW수출의 43.8%에 이른다. 더욱이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일본 전자정부 프로젝트와 관련된 SI분야라는 점에서 우리의 SW기술이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우리가 올해 SW수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국내 SW업체들이 일본 전자정부와 관련된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고 있고 중국을 중심으로 중화권 지역으로의 수출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높아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뿐만 아니라 SW수출 지역이 갈수록 다변화하고 있는 것도 수출 증가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SW수출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애프터서비스가 보장되어야 하고 지속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그만큼 어렵게 성사시킨 SW수출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연속성을 이어가기 위한 대책 마련이 급하다. 여기에는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매뉴얼 등 수출 준비와 수요처의 기대에 부응한 완벽한 제품 개발은 기본이다. 컴퓨터 이용 환경이 나라마다 다른 만큼 다양한 기종에 운용될 수 있는 제품 개발은 수출을 위한 기본 필수조건이다.
또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충 설계를 하고 테스트를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납품해도 받아주고 같이 수정하는 우리나라 SW수요자 특성 때문에 SW제품의 완성도가 늘 70∼80%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보면 이대로는 선진국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다고 본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솔루션 업체들이 초기 2년 동안 고생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와 함께 우리 SW기술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성을 확보한 만큼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 SW제품의 독창성을 높이는 일이다. 이미 선진국에서 개발된 솔루션 제품이 세계 각지에 공급돼 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흉내낸 저가의 제품으로는 수출을 더 늘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