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타캐시` 해외서 빛본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해외에서…’

최근 발생했던 5개 시중은행의 고객예금 불법 인출사고로 도마위에 올랐던 휴대폰 송금이체 서비스 ‘모네타캐시’에 오히려 해외 사업자들의 관심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고원인은 모네타캐시 시스템상의 보안성 문제탓은 아니지만, 보안문제에 극히 민감한 국내 관행상 서비스 주체인 SK텔레콤은 최근 모네타캐시의 송금이체 서비스 자체를 아예 전면 중단키로 했다. 다만 지금 9개 시중은행에서 모네타캐시를 이용중인 고객이 남아있고, 향후 휴대폰 교통카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인만큼 충전서비스는 남겨두기로 했다.

지난 2001년말 첫 출시된 모네타캐시는 SK텔레콤이 은행과 협약한 가상계좌를 통해, 이동전화 번호만 알면 자유롭게 송금이체할 수 있는 일종의 선불형 전자화폐로 주목받았다. 한때 은행과의 불협화음으로 서비스 확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그 편리함 덕분에 소액 송금용도로는 인기를 끌었던 게 사실. 하지만 이번 사고여파로 모네타캐시는 결국 국내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한채 되레 해외 사업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과 m커머스 관련 포괄적 사업제휴를 체결하고, 알카텔의 해외 지사망을 통해 시스템과 서비스를 공동 판매키로 했다. 최근 SK텔레콤을 방문한 알카텔의 필립 저몽 사장 또한 “SK텔레콤과 m커머스 협력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쳐 중국·인도·유럽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전언이다. 올초에는 유럽의 텔리아소네라·오렌지 관계자들이 벤치마킹 차원에서 모네타캐시를 둘러본데 이어 이달중에는 보다폰스페인·뱅크인터·보이그텔레콤도 줄줄이 방문할 예정이다. 이처럼 해외에서 오히려 관심갖는 이유는 우리와 달리 전화요금 선불방식이 대중화된데다, 단말기 기종에 상관없이 모네타캐시의 편리한 선불 충전기능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순히 시스템만 판매하기 보다는 외국 사업자들과 해외시장에서 공동 사업화를 협의중”이라며 “국내에서도 사장시키는 대신 은행들이 원한다면 모네타캐시 시스템을 대여해 줄 수도 있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