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텔레콤 인수 소프트뱅크 앞날 관심

 ‘재팬텔레콤 인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에게 득이 될까 실이 될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자에 손정의 사장의 행보를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며 이에 관한 분석기사를 실었다. 실제 손 사장이 지난 20년간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성공과 실패를 극단적으로 오고 간 흔적이 많다.

 손 사장은 처음 소프트웨어 배급 사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재팬텔레콤을 인수한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위기에 처했었다. 심지어 소프트뱅크가 거의 망할 정도의 위기까지 갔을 때도 손 사장은 교묘하게 다음 사업 트렌드를 진행하고, 대담한 거래를 성사시켜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손 사장은 초기에 PC 관련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1994년 컴퓨터 관련 출판업체인 지프데이비스를 인수하고 이듬해에는 컴퓨터 전시회인 컴덱스를 인수했다. 인터넷이 성장하면서는 야후, E트레이드 등 웹 기반 기업을 매입하고 방송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21억달러에 인수한 지프데이비스를 8억1400만달러에 매각했고, 15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던 킹스턴 테크놀로지스도 3년 만에 4억5000만달러에 매각하는 등 큰 손실을 보며 실패라는 쓰디 쓴 맛을 봐야 했다.

 2002년에는 인터넷 거품이 꺼지면서 손 사장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98%나 폭락, 15억달러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 때문에 포브스지는 그해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사람’으로 손 사장을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에도 손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작년 손 사장은 500억엔에 인수했던 아오조라은행 주식을 1010억엔에 되팔면서 명성을 회복했다. 그리고 최근 3400억엔(380억달러)에 미국 리플우드사로부터 재팬텔레콤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손 사장이 과연 소프트뱅크를 기회주의적인 투자자에서 진정한 운영자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손 사장은 지난주 인수를 발표하며 “새로운 형태의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일본 전역에 설치된 네트워크와 강력한 회사 프랜차이즈가 야후BB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오모토 도시히로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재팬텔레콤 인수로 어떤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는지를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재팬텔레콤은 NTT나 KDDI와 같이 탄탄한 기업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사장을 오래 지켜본 사람들은 그의 공격적인 경영수완으로 경쟁업체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손 사장의 모험적인 투자가 소프트뱅크를 3년 간의 적자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