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보다 나은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게임을 기획하는 게 저의 철학입니다”
넥슨에서 게임 기획 업무를 맞고 있는 이원(31·사진)씨는 게임을 하나의 매체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매개로 사이버 세상에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나아가 현실에서도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게임의 영향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고 한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운전자의 잘못을 지적하지 자동차 제조 업체한테 사람이 다치지 않는 자동차를 못 만들었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게임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새 것에 대한 반감에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극적이고 상업적인 목적에서 게임을 기획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이씨는 ‘크레센츠’란 액션 게임을 통해 이 업계에 뛰어들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쓴 게임이 판매되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게임 기획 업무를 시작했다.
“게임을 잘하고 좋아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팀원과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혼자서 또는 10명 미만의 직원들이 모여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게임 발전에 따라 그 인원도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자신의 아이디어가 사장된다고 해서 미련을 가지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독불장군식이라면 전혀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이 일을 위해서는 게임과 관한 전문지식도 필요하겠지만 사회인으로서의 자질이 우선입니다.”
게임 기획자로서의 보람은 직접 구상하고 만들어낸 게임이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줄 때라고 이원씨는 말했다. 장기프로젝트로 몸이 고된 편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고 업무 자체가 창의적인 일이라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게임기획자란=게임기획자는 게임에 관한 입안 업무를 맡는 사람이다. 완성된 게임의 모습을 다른 기획자, 개발자들에게 설명해 주는 일이라고 이원씨는 부연했다. 게임이 완성된 후 당초 계획과 다른 부분을 수정하는 일도 한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다른 스태프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일이다. 전공은 크게 상관이 없지만 게임 기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완성할 수 있는 게임을 기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