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로열티 수입 더 늘리자

중소 IT기업들이 자체에서 개발한 첨단 핵심기술을 외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한테 제공하고 연간 수십억원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외국업체와의 특허분쟁에서 항상 수세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더구나 특허료를 받는 기업들이 대기업들이 아닌 벤처기업들이란 사실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선진 외국업체들의 특허 공세가 갈수록 거세져 이에 시달려 왔던 게 사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우리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원천기술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남의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만들다 보니 특허료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 기업들은 해마다 엄청난 액수의 로열티를 외국업체에 지급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국내 휴대폰 산업이 세계 시장의 26%를 점유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관계로 우리 기업들은 매출액의 5% 이상을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그에 따른 핵심부품도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다 보니 엄청난 매출을 올려도 남는 게 별로 없어 실속이 없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서 볼 때 우리 벤처기업들이 IT 핵심기술을 자체에서 개발, 퀄컴·차이나모바일 등 세계적 업체들로부터 연간 40억∼70억원의 로열티를 받아내는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이번 일을 계기로 IT강국의 위상을 지속시키기 위해 모든 기업들이 원천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구축한 IT 인프라와 서비스 활용도라는 장점을 극대화해 첨단 기술력을 확보한 우수기업들을 발굴, 이들을 적극 지원하고 기업들도 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인 연구개발 지원과 더불어 대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하면 로열티 지불기업이 아닌 로열티를 받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시너지 효과를 거둬 벤처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을 견인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이동통신·게임·응용소프트웨어 분야의 핵심기술을 벤처기업들이 자체 기술로 개발, 세계적인 기업들로부터 원천기술료를 받고 있는 것은 다른 기업들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업체는 매출의 절반 가량을 로열티 수입이 차지한다니 놀라운 일이다.

 기술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지금은 독자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해외에 수출을 하더라도 가격경쟁력에서 열세를 면하기 어려워 제값을 받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물론 첨단 기술이란 게 하루아침에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연구인력을 양성해야 가능한 일이다. 독자 기술이 없이는 어떤 기업도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없음은 자명하다.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이 독자기술 개발과 더불어 막대한 로열티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특허전담 팀을 구성하는 것은 퍽 다행한 일이다. 나름대로 독자 기술을 개발할 때까지는 로열티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이 가공기술이 아닌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기업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이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정부와 기업은 연구개발비를 지금보다 대폭 늘려 대증요법이 아닌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특허료 확대책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