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반산업협회(회장 박경춘)가 최근 ‘한국음악산업협회’로 명칭을 바꾸며 음악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단체로의 변신을 선언한 가운데 음원 신탁관리단체인 한국음원제작자협회(회장 서희덕)와의 마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음반산업협회와 음원제작자협회가 각각 문화관광부 게임음반과와 저작권과로부터 사실상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관변경이 자칫 정부 부서간 갈등요소로도 발전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음반산업협회는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협회명을 ‘한국음악산업협회’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정관변경을 결의하고 문화부 게임음반과의 승인을 받았다. 디지털음악 시대를 맞아 음악시장이 음반중심에서 악곡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협회는 ‘음반제작자’에 국한했던 회원 자격에 ‘디지털음악 제작자’를 포함했으며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을 보호관리한다’는 협회 설립 목적에도 ‘저작인접권’ 외에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의 보호관리’를 추가했다.
문제는 추진사업 항목에 추가된 ‘음반 및 디지털음악 제작자의 저작인접권 신탁관리’와 ‘판매용 음반 및 디지털음악 방송사용보상금의 수령 및 분배’가 음원제작자협회에서 수행중인 업무라는 점이다.
음원제작자협회는 음반산업협회에서 관리하던 방송사용보상금 징수업무를 지난 2001년 넘겨받았고 특정한 관리단체가 없었던 저작인접권료 신탁관리업무는 2003년부터 맡아왔다. 이들 업무는 문화부 저작권과의 승인이 필요하다.
문화관광부 저작권과 임원선 과장은 “정부에서 이미 지정한 신탁관리단체가 있는 만큼 음악산업협회에 또 다른 신탁관리를 허가할 이유는 없을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춘 한국음악산업협회 회장은 일단 “당장 신탁업무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며 “격변하는 환경에서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서비스 의미로 신탁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바뀐 협회 명칭에 걸맞게 음악산업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상황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