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신장비업계가 공공프로젝트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부처나 대학 등 각 기관별 소규모 프로젝트 진행중인데 이어 하반기에는 IPv6, TRS 구축사업, 인천 송도 ‘유비쿼터스 시티’ 프로젝트 등 조만간 수백∼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들까지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장비업체들은 그동안 지속돼 온 침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는 상황이다.
현재 관련 장비업체들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는 부분은 정부부처와 대학, 국방 등의 프로젝트. 행자부 시·군·구 암호화장비 이중화 사업을 비롯해 행자부·정통부 부하분산(로드밸런싱) 장비 도입, 대법원·재경부 바이러스트래픽 관리용 L7스위치 도입 등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거나 최근 완료됐다. 또 춘천교육대학교·동부산대학교 등 대학들과 군 관련 프로젝트들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그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비업체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하지만 관련 장비업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프로젝트는 역시 대형 공공 사업들이다.
우선, 가장 관심을 끄는 사업은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산원이 추진중이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IPv6) 상용화 프로젝트. 이 사업은 지난달 필요한 응용 및 사업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다음달 ‘코리아v6’망을 기반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6개의 지정 공모 과제와 별도의 자유 공모 과제를 선정, 사업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한 상태다.
오는 10월 시험 운용에 들어갈 이번 사업에는 삼성전자·LG전자·에스넷 등의 업체들이 참여, IPv6용 라우터 등에 대한 시험 운용을 준비중이다. 아직 10억원 규모의 시범 프로젝트지만, 본 사업과 관련 수요를 촉발할 경우 천문학적인 시장을 창출할 전망이다.
삼성·KT 등 5개 컨소시엄이 의견서를 제출한 인천광역시 ‘송도 유비쿼터스 시티(U-City)’ 프로젝트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꿈의 도시로 표현되는 U시티의 근간이 통신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구 등의 지자체들까지 유비쿼터스 시티 구축 프로젝트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노키아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파수공용통신(TRS) 시장도 관련 업체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하반기부터 부산지하철을 시작으로 소방방재청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가 발주될 예정이며, 오는 2007년까지 구축 예정인 국가통합지휘무선통신망 프로젝트까지 대기중이다.
또 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 한국전산원 등 정부기관과 시스템통합(SI) 전문업체 등이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콜센터 도입 사업’도 관련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가 거의 없는 업계에 좀처럼 보기 힘든 대규모 사업이다.
이와 관련, 장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부처와 군, 대학 등의 공공 프로젝트 발주가 꾸준히 증가해 관련 업체들이 한 숨 돌릴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앞으로 대기중인 대형 프로젝트들이 본격화되면 완전한 회복기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