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경제가 IMF 이후 최대의 불황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말이 무색하리만큼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업종 중 하나가 통신 서비스 분야가 아닐까 싶다. 휴대폰 사용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처럼 단순히 전화를 걸고 받는 기능을 넘어, 하나의 작은 컴퓨터라고 말해도 과장이 아닐 만큼 기능과 서비스가 좋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통신 업체들은 고객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해, 새로 나온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문자 서비스를 통해 ‘무료’를 강조한 광고성 메시지들은 인터넷의 스팸메일 못지않게 고객들에게 불편함을 갖다주고 있다. 심지어는 직접 전화를 걸어와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 사용을 강요하기도 한다. 상냥한 목소리와 말투로 고객을 대하는 통신업체의 서비스에 ‘강요’당했다고 말하게 된 이유는 최근 받은 한통의 전화 때문이다.
최근 4년째 사용하고 있는 통신회사 고객서비스직원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오랫동안 이용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인사를 받았다. 그는 친절하게도 필자의 통화패턴 분석 결과를 가르쳐주며 그것에 맞은 무료통화 부가서비스를 제시해줬다. 이용료를 물어보자 ‘장기 고객이기 때문에 따로 부가되는 요금이 없으니 맘껏 이용해 달라’며 공짜임을 계속 강조했다. 결국 그렇게 하자고 승낙하게 됐는 데 문제는 그 이후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공짜’라는 말만 믿었으나 집으로 날아온 요금청구서에 뚜렷하게 기재돼 있는 부가 사용료를 보고 분통이 터졌다. 업체에 확인해본 결과, 무료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통화를 한 후에야 적용되는 서비스였다. 주변 친구들도 이런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없고 무료통화라는 말에 그 서비스를 신청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후, 그 요금제를 해지하기 위해 회사와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통화하기 힘들었다. ARS를 이용하려 해도 나의 경우에 해당하는 항목은 없었다. 며칠간의 시도 끝에 해당 회사로 전화연결을 해서 어렵사리 통화를 할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전화 한 통으로 고객을 특별한 이벤트에 당첨된 듯 만들어 놓고 결국 더 많은 요금을 내게 하는 ‘상술’이 휴대폰 통신 대국이란 말을 부끄럽게 할 뿐이다.
최재연·충청북도 충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