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출근하기 위해 자동차에 탑승해 시동을 켬과 동시에 P2P 통신을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반경 10km내에서 움직이는 자동차들의 각종 정보를 전달받는다. A씨는 가장 교통량이 적은 동호대교를 선택하기로 했다. 간선도로를 운전하던 중 A씨는 전화를 받느라 미쳐 자신의 차선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자동자 P2P 통신에 의해서 상대편의 자동차가 이를 감지하고, 알아서 감속해준다.
컴퓨터와 컴퓨터를 서버 중계없이 직접 연결하는 P2P서비스가 단순히 파일이 정보 교환을 넘어서 종합 제어 시스템으로 실생활에 파고 들 전망이다. P2P 서비스와 차세대 무선 ·센서 네트워크 등이 연계돼 우리의 실생활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무한한 활용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독일의 BMW가 이미 교통정보시스템(TIS)에 P2P통신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상당한 결과물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에서도 기업·학계를 중심으로 각종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P2P통신이 실생활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무선 환경이 필수적이어서 SK텔레콤은 초기 단계로 이동통신 단말기를 통해 P2P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 되고 있는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업로드하는 ‘모블로그’서비스도 P2P방식으로 구현한 상태이다. 학계에서는 서강대가 P2P통신을 응급 상황 제어 네트워크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림참조
이처럼 P2P를 실생활로 끌어들이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P2P서비스가 응급 상황·동호회 활동 등 일시적으로 동일한 목적을 공유하는 그룹 통신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장주욱교수(서강대 전자공학과)는 “아직까지도 인터넷은 서버 중심의 통신 환경에 익숙해져 있지만 앞으로는 P2P 서비스 기반의 그룹 통신 환경이 보편화된다”며 “P2P가 인터넷 패러다임을 바꾸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P2P 활용이 파일 교환에만 치중해 저작권 문제를 야기하는 불법적 기술이라는 편견도 P2P의 활용범위를 넓히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확실한 수익 모델이 제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선진국들 보다 P2P활용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P2P는 앞으로 개인들의 생활에 파고들어 인터넷을 통한 편리한 삶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이지만,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상용화 되지 못하고 있다”며 “미래를 내다보는 연구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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