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대표 이용경)가 이달 말 일본 ASBC와 공동으로 위성DMB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10일 KT에 따르면 KT는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추진을 위해 일본 신위성비즈니스(영문명 ASBC)와 지난해부터 협력을 추진해왔으며 이달말 공동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ASBC가 추진하는 3기 위성을 통한 GPS·통신·방송 사업에 KT가 참여하는 문제를 놓고 논의를 진행시켜왔다. 두 회사는 지난해 협의를 시작하며 양사 협력 방안 논의를 이달말까지 비공개적으로 진행시키기로 합의했다.
KT는 ASBC의 사업에 참여할지 여부를 올해 말까지 결정짓겠다는 방침이었으나, ASBC측은 이달말까지 KT가 답을 안 줄 경우 독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KT로서는 사실상 이달말까지 가부를 결정지어야할 상황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ASBC는 ‘2.605∼2.630㎓ 대역 25MHz’를 새로운 위성DMB(비정지궤도) 용도로 KT와 함께 사용키로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인정받은 업체”라며 “이 대역을 사용해 위성DMB사업을 하기 위해선 ASBC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ASBC측 관계자는 “KT의 참여 여부를 기다리고 있으나 ASBC는 이미 2달전부터 위성체 제작에 들어간 상태”라며 “공식적으로 이달말까지만 기다릴 방침이며 KT가 결정을 안 내리면 독자 추진으로 간다”고 말했다.
◇위성DMB를 위해 숨겨둔 KT의 카드, ASBC=일본 경제계의 화두 중 하나인 ‘준천정위성 프로젝트’가 바로 ASBC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준천정위성 프로젝트는 총 2000억엔(2조원)가량을 일본 정부와 민간업체가 투자해 오차범위 수십 ㎠ 이하의 정밀한 위치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일본 독자 위성 계획이다. 여기에 방송과 통신서비스도 할 계획이다. 계획상 2008년까지 3기의 위성을 쏘아올려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돼 있다.
KT와 ASBC는 주파수를 공동으로 쓰기로 결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협력 모델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BSC측 관계자는 “KT에 500억원을 투자하고 (한국지역내)L밴드의 GPS와 S밴드의 방송을 사용하도록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고심하는 KT의 위성DMB사업=현행 제도와 법에 따르면 대기업인 KT가 방송영역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은 위성을 통한 모델밖에 없다. 이미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일본 MBCo와 ‘2.630∼2.655㎓ 대역 25MHz’를 공동 사용, 올해내 위성을 통해 방송 영역에 뛰어들 태세다. 또 KT가 확보하고 있는 위성DMB용 25MHz는 ASBC와 함께 사용해야 하며, 만약 독자적으로 사용하려면 이를 나눠서 12.5MHz만을 써야 한다. 즉, 채널 수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ASBC의 관계자는 “KT의 대답이 노(No)라면 우리는 주파수를 잘라서 반만 쓸 것이며, 우리로선 차량용이 타깃이기 때문에 12.5MHz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KT로선 이 대역으로 위성DMB사업을 추진하려면 ASBC가 비켜갈 수 없는 카드인 셈이다. 문제는 서비스 시기가 2008년부터이기 때문에 경쟁매체인 티유미디어보다 너무 뒤쳐진다는데 있다.
KT의 관계자는 “ASBC측은 서비스 시기를 2007년까지 당길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이라며 “KT에서도 ASBC 카드를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달 ASBC 사장 방한 때 “결판”=KT 관계자는 “4월께 ASBC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 장기적 관점에서 위성DMB시장을 봐야한다며 긍정론이 힘을 얻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KT는 ASBC 카드 외에 독자적인 위성 발사를 통한 위성DMB사업에도 여전히 미련을 두고 있다.
그러나 ASBC측은 더이상 기다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ASBC의 관계자는 “이달 중순께 임원진이 대거 한국에 올 계획”이라며 “이때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