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카운터스트라이크` PC방 유료화

PC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의 PC방 유료화정책으로 관련업계가 들끓고 있다. 미국의 밸브소프트웨어와 한국의 스타일네트워크가 그동안 PC 패키지 형태로 판매했던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올해부터 PC방에 매월 사용료를 따로 받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는 PC방 영업주는 물론 게임유통사와 사용자들 모두에 피해를 주는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이 글에서는 최대 피해자인 PC방의 입장에서 유료화 주장과 절차의 부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이 게임 배급자가 누구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개발업체인 밸브소프트웨어는 한국의 PC방 영업권은 스타일네트워크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게임 배급자는 명백히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VUG)다. 비벤디 측의 주장에 따르면 카운터스트라이크 배급권한, 즉 배포권은 비벤디에 있다. 그렇다면 밸브소프트웨어는 있지도 않은 권한을 스타일네트워크에 판매한 것이 된다.

 이 문제 때문에 비벤디와 밸브소프트웨어는 현재 소송을 진행중이다. 그동안 스타일네트워크는 밸브소프트웨어가 비벤디를 계약위반으로 제소했다고 말해왔으나, 알고보니 비벤디가 벨브사를 제소한 것이었음이 드러났다. 오히려 재판결과에 따라 스타일네트워크는 사업권 자체도 위협받게 될지 모른다.

 잘못된 정보 때문에 국내에 ‘카운터스트라이크:컨디션제로’를 유통하고 있는 웨이코스는 유통권한 자체가 박탈당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는 등 사업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어야했다.

 두번째 의문은, 기존 ‘카운터스트라이크’가 가정용으로만 배급되는 것이라고 주장해온 밸브소프트웨어가 왜 업소에 게임을 판매해왔냐는 점이다. 밸브소프트웨어는 지난 6년간 국내 PC방을 통해 ‘카운터스트라이크’를 판매해왔으며 막대한 매출을 올렸다. 밸브소프트웨어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리가 만무하다. 그동안 국내 대형유통사들이 PC방 집중 마케팅도 펼쳤다. 그런데 이제와서 기존에 판매한 PC게임이 모두 가정용이었다는 밸브소프트웨어의 주장은 말이 안된다. 그동안 유통사마다 다양한 버전의 PC방용 제품이 있었고, 포장에는 ‘업소용’이라는 문구도 인쇄돼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PC방 업주들이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어떻게 가정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

 세번째 의문은 온라인게임처럼 월과금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카운터스트라이크’는 온라인게임에 있는 호스트 게임서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접속용 서버만이 있다. 특히 스타일네트워크는 클랜을 PC방에 귀속시키는 식의 정책도 펼치려 하고 있다. 개인유저가 공식 밸브소프트웨어 리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소속 PC방이 있어야 하며 3개월간 이적도 금지된다는 것이 스타일네트워크의 정책이다.

 유저와 PC방은 자발적, 우호적 관계로 연결되야 한다. 그런데도 강제로 클랜을 PC방에 귀속시키는 것은 스타일네트워크가 PC방을 구속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낳게 한다.

 마지막으로는 스타일네트워크가 국내에서 밸브소프트웨어의 모든 저작물을 보호하는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주장에 대한 이의다. 싱글플레이가 존재하지 않는 ‘카운터스트라이크’는 정품 패키지를 구매해야만 CD키를 얻을 수 있다. CD키 없이 접속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법복제도 거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작물 보호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스타일네트워크의 주장은 불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국내에서 나타난 ‘카운터스타라이크’의 인기현상에는 PC방이 지대한 역할을 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밸브소프트웨어와 스타일네트워크는 그동안의 PC방 영업을 불법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PC방, 유통업체, 사용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힘들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김기영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회장 sekimc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