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티즌(U-tizen). IT에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단어의 의미를 금방 알아차릴 것 같다. 인터넷 세상의 네티즌, 모바일 시대의 모티즌에 이어 유비쿼터스라는 새로운 공간의 주인인 유티즌은 유비쿼터스와 시티즌의 합성어인 것이다.
유비쿼터스라는 단어를 대표하는 ‘u’는 요즘 e비즈니스의 ‘e’만큼이나 많은단어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듯 하다. u라이프, u비즈니스, u헬스, u시티, u커머스에 이어 ‘u코리아’라는 어젠다가 시작된 것도 벌써 1년이 지난 것 같다. 도대체 유비쿼터스라는 것이 무엇인데 이리도 짧은 시간에 한국 IT의 최대 화두가 된 것일까.
새삼스레 유비쿼터스의 어원과 그 의미를 따지는 것은 식상하다. 반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쓰게 됐지만 유비쿼터스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지 쉽게 설명한다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이런 궁금증과 난해함을 아주 쉽게 해결해 준 책을 최근에 읽었다. ‘당신은 이제 유티즌, 미리 가 본 미래공간여행’을 통해 유비쿼터스 시대가 어떤 모습이며, 전세계적으로 유비쿼터스 시대를 실현하기 위해 연구개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다가오는 미래를 보기 위해 12개국, 23개 도시에 간 연합뉴스 기자들의 취재기를 발간한 것이다. 기자들이 손에 쥐고 돌아온 것은 새로운 공간을 현실로 만들려는 노력이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머지 않은 장래에 실현될 것이라는 메시지였다.
지금부터 8년 후인 2012년의 유태준, 나미래씨 부부의 일과를 통해 향후 유비쿼터스가 어떻게 우리 생활에 적용되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적인 9대 기술인 마음까지 읽는 만능비서인 차세대 PC, 서서히 가시화되기 시작하는 지능형 로봇, 자동차 산업을 변모시킬 텔레매틱스, 사이버 디지털 콘텐츠, u라이프의 핵심인 홈 네트워크, 차세대 이동통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반도체의 신 성장엔진 SoC, 광대역 통신에 대해서도 실제 사례를 곁들여 유비쿼터스의 아주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유비쿼터스를 어떻게 정의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미 u시대가 가까이 왔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앞으로 10년, 20년 후의 먼 미래 모습이라고 단정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새로운 공간혁명에서 나라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앞서 나가지 못하면 그동안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공을 통해 처음으로 잡았던 기회를 영영 놓치게 된다는 사실이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의 유비쿼터스 관련 동향은 세계 그 어느나라 보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내년 초부터 각종 전자정부 서비스를 휴대전화, PDA 등으로 확대하여 유비쿼터스 민원서비스를 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있고 인천 송도지구·화성 동탄·충남 아산 탕정 등에 u도시를 추진하기 위해 지자체와 기업들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특히 u도시는 홈 네트워크·지리정보시스템·지능형교통시스템·광대역통신망·지능형빌딩시스템 등 첨단 IT기술을 총동원해야 하는 만큼 종합적인 국가 경쟁력을 시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개별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를 통합적으로 서비스하는 시스템 통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비쿼터스는 정보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 지향점임이 분명하다. 돌이켜 보면 유비쿼터스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u라이프나 u도시 등은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본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상이 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고 한발 앞서 준비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2012년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유티즌이 되어 정보기술이 제공하는 무한한 가치를 손쉽게 향유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자.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것은 우리들의 몫인 것이다.
◆김인 삼성SDS 사장 in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