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하이테크경기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2000년 닷컴 붕괴 이후 근 3년간 풀이 죽어있던 세계 IT경기가 경기 회복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 IT 제품인 PC를 비롯해 반도체, 휴대폰, 디지털가전의 1분기 판매가 전년동기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수 시장조사기관들은 연초에 발표했던 2004년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회복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세계 IT경기를 컴퓨터, 반도체, 휴대폰(통신), 인터넷, 디지털가전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긴급 점검한다.
<1> 컴퓨터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포레스터는 이달초 정보기술(IT)업체들이 반가워할 보고서를 하나 발표했다. 보고서는 세계 최대 수요처인 북미 시장의 IT경기에 장밋빛이 드리워지고 있다면서 “올해 북미지역 기업의 IT 지출이 대부분 전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IDC가 세계 PC 판매량이 고속 성장 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당시 IDC는 자사가 지난 3월 예상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올해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보다 13.5% 늘어난 1억7500만대, 금액으로는 1945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는 지난 3월 세계 PC 출하량에 대해 11.4%의 성장률을 제시했었다. IDC는 일반소비자보다 기업 부문의 수요가 올해 특히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5월에는 IDC와 쌍벽을 이루는 가트너가 “올해 전세계 PC 교체 수요가 1억대에 육박하고 내년에는 1억2000만대가 추가로 교체될 것”이라고 밝혀 PC 업체들을 고무시켰다.가트너가 전망하는 올해 세계 PC 출하량은 IDC보다도 900만대 많은 1억8640만대(전년비 13.6% 성장)다.
컴퓨터 분야 대표적 시장조사기관인 IDC와 가트너 모두 올해 세계PC 시장에 대해 13∼14%대의 높은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가트너가 지난 4월 집계한 올 1∼3월까지의 1분기 세계 PC 출하량도 전년동기보다 13.4% 늘어난 4531만4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16%라는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경제가 올해 지난 수년간의 침체를 벗어던지고 최고의 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다음달 발표될 2분기 세계 PC 시장 지표도 확실히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PC와 함께 대표적 컴퓨터 제품인 서버도 판매에 탄력이 붙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서버시장은 보급형 제품 수요에 힘입어 전년대비 9.3% 성장, 160만대 판매에 11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러한 수치는 세계 서버 시장이 지난 3년간의 불황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보여준다고 가트너는 평가했다.
월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IT 기업들이 3년만에 처음으로 고용을 늘리기 시작하는 등 컴퓨터를 비롯한 IT 전반에 걸쳐 경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올해 IT 지출을 늘릴 것으로 보여 더욱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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