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엽 신지소프트 사장(37)은 몽상가다. 그가 스스로를 그렇게 부른다. 비현실적인 꿈을 꾼다. 가령 이런 것이다. 신지소프트가 마이크소프트를 능가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누가봐도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그는 이런 몽상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자신감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세계 최강 미국을 능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무선인터넷 솔루션에 관한 한 실리콘밸리 개발자보다 테헤란밸리 개발자들이 더 뛰어납니다. 그러나 우리는 외국의 솔루션을 표준으로 정했습니다. 모두 자신감이 결여됐기 때문이죠.”
최 사장의 자신감은 원천기술에서 나온다. 신지소프트는 세계 최초로 무선 콘텐츠 다운로드 솔루션(GVM)을 개발, 국내외 이동전화사업자에 공급했다. 로열티만으로 연간 50억원을 번다. 파급효과는 더 엄청나다. 수백개 콘텐츠업체들은 신지소프트 솔루션으로 연간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고용효과도 크다.
그는 “무선 콘텐츠 다운로드 솔루션은 신지소프트가 개척한 새로운 영역”이라며 “이 분야에선 마이크로소프트도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신지소프트를 비롯해 네오엠텔·인트로모바일·리코시스 등 원천기술을 확보한 업체들과 뭉쳐 원천기술협의회을 발족할 계획이다. 협의회 멤버들은 퀄컴과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기업들이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성장 가능성을 더 인정받는 벤처기업들이다.
최 사장은 “이동전화서비스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그만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산업은 밝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IT업체들은 스피드에서 한국의 벤처기업을 쫒아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을 장려해 이들에게 자신감만 불어 넣어준다면, 한국에서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줄지어 나올 것”이라며 “원천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