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소형화 급진전

PC와 휴대폰을 결합한 스마트폰의 소형화가 급진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PC의 복잡한 기능을 탑재해 개인휴대단말기(PDA) 크기로 제작했으나, 휴대성이 떨어져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휴대폰업체들은 이에 착안, 휴대폰 크기의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 시장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휴대폰 크기 제품 잇따라=오렌지는 9일 세계 최소형 스마트폰(모델명 SPV C500)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일반 휴대폰과 똑같이 디자인됐으며, 무게도 100g에 불과하다. 크기는 108×46×16mm로 웬만한 휴대폰보다도 작다.

 오렌지의 마틴 케오 부사장은 “이번에 출시한 스마트폰은 종전 제품보다 크기를 3분 1가량 줄였다”며 “고객들은 서류가방이 아니라 주머니에 들어가는 스마트폰을 요구한다”고 스마트폰 소형화의 배경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소형화에 앞장섰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폴더형으로 개발한 스마트폰(모델명 SGH-i500 )을 미국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종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모델명 M400)은 3.5인치 대형의 고화질 TFT LCD를 채용한 반면 이번 제품은 일반 휴대폰에 사용하는 2인치 크기의 LCD를 탑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휴대가 편리한 스마트폰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폴더 타입의 스마트폰으로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모토로라·LG전자 등 세계적인 휴대폰업체들도 연내에 현존 제품들보다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인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어서, 앞으로 스마트폰 소형화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화면보다 휴대성 강조=이 같은 추세는 스마트폰의 발전 방향을 휴대성으로 모아가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은 PC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조하다보니, 큰 화면을 요구하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주장과 휴대성을 강조해 화면 크기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이 맞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아무리 많은 기능을 담더라도 휴대성이 떨어지면 대중화되기 어렵다”며 “스마트폰의 소형화 추세는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휴대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거꾸로 가는 정부 정책’=업계는 스마트폰의 소형화가 급진전되자, 정부의 PDA폰 보조금 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신기술 개발·육성과 신규서비스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이동통신업체들이 2.7인치 이상 PDA폰·스마트폰에 대해 25%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당시에도 ‘신기술 개발을 독려해야 할 정통부가 기술 발전을 막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폴더 타입의 스마트폰을 개발해 놓고도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해 국내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당분간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주력할 것”이라며 “정부가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