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전자부품연구원 등 국내 업체와 기관이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용 칩 개발에 잇따라 성공해 지상파DMB 단말기 개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저전력을 특징으로 하는 지상파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베이스밴드칩과 미디어프로세서칩(오디오/비디오신호처리칩)의 개발에 성공했다. 전자부품연구원(원장 김춘호)는 다음달 지상파DMB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오디오방송(DAB) 베이스밴드칩 양산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연내 출시 예정인 지상파DMB 단말기에 자사의 베이스밴드칩을 채택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상파DMB 관련 칩 2종을 개발 완료하고 올 11월∼12월께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향후 자사가 내놓을 지상파DMB 수신기에 2종의 칩을 탑재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칩은 저전력을 내세워, 휴대폰 등 휴대형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개발에 성공한만큼 양산과 단말기 개발에서도 한 발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부품연구원(원장 김춘호)은 산자부의 중기거점과제인 ‘차세대DAB/DRM수신기술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DAB 베이스밴드칩 개발에 나서, 다음달 두번째 엔지니어링 샘플을 선보인다. 전자부품연구원의 백종호 단장은 “지상파DMB에 적용 가능한 베이스밴드칩이자 바로 양산가능한 모델”이라며 “이 칩을 가지고 전자부품연구원이 직접 수신기를 만들어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 단장은 “이번에 내놓을 베이스밴드칩은 소비전력이 80mW(RF제외)로 예상되는 저전력칩”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올 연내 칩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의 관계자는 “지상파DMB 사업자 선정에 맞춰 바로 DMB단말기가 나올 수 있도록 칩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전자가 개발 중인 DMB칩은 독자적인 기술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삼성전자, LG전자, 전자부품연구원이 DAB 베이스밴드칩을 자체 개발하지 않고 외국업체인 프런티어실리콘, 텍사스인스투르먼츠(TI) 등의 칩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즉, 외국 DAB칩을 국내 지상파DMB에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듈을 만드는 정도라는 것. 이에 대해 삼성전자, 전자부품연구원, LG전자는 모두 ‘독자 기술로 만들고 있다’며 일축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