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개인용 컴퓨터(PC) 업체인 레노보가 휘청거리고 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노보는 PC, 휴대폰, IT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전 레전드로 불린 레노보는 지난 1984년 컴퓨터 유통회사에서 출발했다. 이후 중국 IT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PC 제조와 휴대폰, 그리고 IT 서비스로까지 사업영역을 넓혀 왔다.
핵심 사업인 PC의 경우 지난 90년대말 델, HP 등 미국계 다국적 기업을 제치고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중국내 PC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현재 중국 PC시장의 27%를 차지하고 있는 레노보는 작년에 15%의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시장 성장률 18%에 못미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레노보의 최대 경쟁자인 델은 같은 기간 48%나 성장,레노보를 위협하고 있다.
ABN암로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마크는 “레노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소기업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유통망”이라고 지적했다. 매출 확대를 위해 새롭게 진출한 휴대폰 부문도 적색등이 켜지고 있다.레노보는 휴대폰 사업에서 작년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7460만 홍콩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리우 추안지 레노보 회장은 올해 600명 감원과 함께 국제적으로 확장하려던 사업 계획을 일단 보류 시켰다. 대신 PC, 휴대폰 등 주력 사업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UBS의 애널리스트 죠 장은 “수년전 레노보는 찬양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위기에 빠져있다”고 우려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