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폰 전성시대 다가온다

“카메라폰에 이어 하드폰(HDD+휴대폰) 전성시대가 다가온다”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을 결합한 카메라폰이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가운데 손톱만한 하드디스크(HDD)를 내장한 단말기가 휴대폰업계의 차세대 전략상품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내년 초 0.8∼1인치급의 미니 HDD를 탑재한 휴대폰 기종(가칭 하드폰)을 일제히 선보일 예정이다. 휴대폰에 HDD를 장착하면 수천곡의 MP3파일이나 고해상도 디지털방송, 3D 게임까지 손쉽게 저장할 수 있어 기존 통신위주의 휴대폰 기능이 한차원 더 진보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IT경기의 회복세를 선도한 카메라폰 특수에 이어 휴대폰과 HDD의 결합이 관련업계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JP모건의 한 애널리스트는 “휴대 인터넷 정액제의 도입으로 휴대폰 환경에서 음악, 영상파일의 저장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늦어도 내년초에는 HDD를 내장한 하이엔드 휴대폰 모델이 일본에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1, 2위의 이통업체인 NTT도코모와 KDDI는 이미 지난해부터 휴대인터넷 정액제를 도입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부터 일본에서 휴대폰을 위한 지상파 디지털방송이 개시되면 방송녹화와 재생을 위해 휴대형 저장장치 수요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플래시메모리가 휴대폰 저장장치 수요를 독식하고 있는데 HDD가 플래시메모리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3∼4배 앞서기 때문에 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휴대폰 관련 HDD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관련업체들의 기술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연간 5억대가 넘는 세계 휴대폰시장에 HDD가 옵션으로 보급될 경우 기존 HDD업계의 판도를 바꿀 엄청난 특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오는 9월 우표크기인 지름 0.85인치의 세계 최소형 드라이브를 양산해 휴대폰 업계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히타치도 애플사의 미니 아이포드용으로 납품하는 1인치 드라이브를 일본 휴대폰 업계에 납품할 계획이다. HDD부품업체인 TDK도 기존 대용량 제품위주의 전략을 바꿔 미니 HDD용부품 개발에 나섰다. 또 세계 최대의 HDD제조업체인 미국의 시게이트는 일본이 선점한 미니 HDD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2.5∼5GB용량의 지름 1인치 드라이브를 하반기부터 양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휴대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휴대폰에 HDD가 내장되진 않겠지만 카메라폰에 이어 미니 HDD가 휴대폰시장에 제 2의 빅뱅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