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원칙과 법칙이 있다. 이 중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란체스터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의 항공학자 란체스터는 1·2차 세계대전 결과를 분석하면서, 확률 무기가 사용되는 전투에서는 전투 당사자의 전력 차이가 결국 전투의 승패를 결정함은 물론이고 전력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능이 같은 아군 전투기 5대와 적군 전투기 3대가 공중전을 벌인다면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아군 전투기는 2대가 아니라 그 차이의 제곱인 4대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확률 전투에서의 힘의 논리와 격차 관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전략 수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매우 힘든 상황이다. 중국영향에 따른 산업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세계 직접투자(FDI)의 70%를 중국이 흡수해버리는 상황속에서 우리나라는 1992년 이후 2만4000여개의 공장이 중국으로 이전함으로써 100만여개의 일자리를 중국에 건네줬다. 또 상당한 양의 부가가치 및 지적재산도 넘겨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동시에 내수침체 및 기업의 자금경색도 현재진행형이다. 수출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반대로 내수침체는 그 깊이를 모를 정도다. 수출을 주도하는 품목의 경우 산업전반에 걸쳐 다양한 산업군과 상품군에 의해 활성화되는 구조가 아닌 일부 대기업의 일부 품목에 한정돼 있다.
한국은 1차 자원의 부족이라는 한계점 때문에 수출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특정기업과 특정상품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건강한 경제구조라고 볼 수 없다. 다양한 상품과 기업들에 의해 경제력이 강화되는 위기관리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위기관리 방법을 다양화해야만 대응을 유연하게 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한 대응방안 중에 ICMS협업경영이라는 것이 있다. ICMS는 기존의 경영방식인 연구개발(R&D), 제조, 마케팅 등 기업기능의 수직적이고 종합적인 전개방식을 혁신해 가장 잘 하는 기업기능에 역량을 집중·전문화하고 그 전문기능기업 간의 고도화된 협업을 통해 강력한 경쟁력을 구축, 개별기업의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방법이다.
중국이 강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어서는 아닐 것이다. 전세계에서 들어오는 자금과 기술, 경영능력이 증가하면서 기하급수적인 시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중소·벤처기업이 전국에 산재해 있으며 기업별 강점과 특성을 가지고 활발한 경제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물적·지적 역량의 강화를 위한 시너지 활동은 임직원의 인맥에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스템에 의해 통합된 시너지 창출방법이 부재해 주변에 좁은 영역에서 협력자를 구하거나 아예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다보니 기업의 절대역량이 분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이 번영하기 위해서는 물적·지적자원의 결합을 통해 보다 강한 상대적 우위를 달성하는 것이 또 하나의 방법이다. 중소·벤처기업이 시장에서의 모든 강점을 완벽하게 갖출 수는 없다. 그러므로 중소·벤처기업의 R&D·제조·마케팅을 전문기능화해 최적기업들을 분류, 이들 전문기업을 트러스트로 엮어서 잘 짜여진 1개의 첨단고속화 기업을 창조해야 한다. 나아가 대기업 이상의 제품생산능력과 시장지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ICMS협업경영이 요구되며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들은 하루빨리 자신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후, 국내 중소·벤처기업들과의 네트워크에 참여함으로써 생산가동률과 기술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시장에서의 상대적 우위달성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권재형 ICMS협회 회장 kwonjae@cobuyd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