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가 홈네트워크사업 주도할것"

주요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이 홈네트워크 및 광대역통합망(BcN) 시장을 놓고 통신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6일 케이블방송업계에 따르면 씨앤앰커뮤니케이션·KDMC(태광계열 포함)·CJ케이블넷·HCN·큐릭스 등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은 앞으로 홈네트워크와 광대역통합망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하고 최근 ‘BcN 시범사업 TFT’을 발족시켰다.

 이들 5개 MSO들은 사실상 서울·경기지역을 대표하고 있어 이 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KT·SK텔레콤 등 통신대기업이 주도해온 홈네트워크·BcN 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SO들이 보유한 HFC망이 KT의 ADSL·VDSL보다 대역폭이 넓은데다 이들이 방송에 기반을 두고 있어 방송콘텐츠 활용면에서도 통신업체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서울산업대의 최성진 교수는 “케이블업계가 단합하면 향후 통신업계와 경쟁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업계 뭉친다=이번 ‘BcN 시범사업 TFT’에는 이른바 ‘5대 MSO’가 모두 참여했다. 여기에 강남케이블이 참여키로 결정했으며 향후 개별 SO들이 세를 더해줄 전망이다. 씨앤앰의 김기범 이사는 “사업을 주관하는 주간사를 따로 둘 계획”이라며 “참여를 원하는 모든 SO에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KDMC가 주간사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KT·SKT가 추진해온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에 몇몇 SO들이 참여하기는 했지만 이는 보조적 역할이었을 뿐”이라며 “앞으로는 SO가 중심이 된 홈네트워크 및 BcN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교수는 “그동안 케이블업계가 케이블카드(POD모듈)분리장착 논쟁 등에 휩쓸려 홈네트워크에 힘을 모으지 못한게 사실”이라며 “이제 케이블업계 힘 모으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추진 일정=일단 한국전산원에서 추진하는 ‘BcN 시범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키 위해 다음달초까지 SO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다. 전산원은 올해 45억원 예산을 들여 시범사업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며 다음달 사업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하고 오는 8월 컨소시엄을 선정할 계획이다. 케이블업계는 전산원의 프로젝트에 선정될 경우 정부의 틀 안에서 BcN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컨소시엄에 탈락할 경우 독자적인 시범사업 추진도 고려 중이다.

한 관계자는 “망을 가진 SO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으면 시범사업 추진은 어렵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 중심의 큰 그림 그린다=케이블업계는 홈네트워크와 BcN 주도권 장악과 관련,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케이블방송의 활로로 여긴다. 전국의 인프라 주도권을 쥐고 가정에 디지털방송,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 VoIP전화, 데이터방송 등을 제공하는 주체로 SO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케이블업계의 힘을 보여줘야 향후 가전업체, 애플리케이션개발업체, 콘텐츠업체 등 관련업체들을 끌여들이기에 유리하다.

 씨앤앰의 김기범 이사는 “차세대인터넷주소체계(IPv6) 등도 앞으로 얼마든지 케이블망을 기반으로 갈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SO들도 통합셋톱박스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교수는 “지금부터 준비하면 케이블업계는 2년내 홈네트워크 상용화를 가능케해 통신업계를 앞지를 것”이라며 “가전업체는 물론 데이콤·하나로통신 등까지 모두 같이 가는 모델이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