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 "경쟁사 텃밭을 뺏아라"

통신장비 전문기업들이 경쟁사가 선점하고 있는 영역을 겨냥, 전략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니퍼네트웍스·시스코네트웍스코리아·한국쓰리콤 등 주요 다국적 통신장비업계는 최근 들어 경쟁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제품을 출시, 수성에 나선 기존 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신규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측면과 함께 국내 통신장비 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해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깔고 있어 향후 통신장비 시장은 기업간 ‘물고 물리는’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니퍼네트웍스코리아(대표 강익춘 http://www.juniper.net)는 16일 기업 고객을 위한 소용량 라우터 제품군인 ‘J시리즈’와 ‘넷스크린 5GT-ADSL’ 제품을 발표, 본격적인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출을 선언한다. J시리즈는 기존 주니퍼 라우팅 솔루션의 앞선 기술력과 뛰어난 퍼포먼스를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맞는 컴팩트한 구조로 집약시킨 제품이다. J6300, 4300, 2300으로 구성된 J시리즈는 각각 시스코의 동급 제품인 시스코 3700, 2600, 1700을 겨냥한 제품이다.

 이에 반해 시스코네트웍스코리아(대표 김윤 http://www.cisco.com/kr)는 이달초 대용량 초고속 라우터 ‘시스코 CRS-1’을 발표했다. 기존 캐리어급 라우팅 제품군의 완성품이라고 내세운 이 제품은 최대 초당 92테라비트까지 확장 가능하다. 주니퍼의 최고 용량 모델인 ‘T640’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이다. 시스코는 한국내 최대 트래픽이 발생하는 구로, 혜화전화국의 백본용 라우터 자리를 지난해 주니퍼의 최고 용량 ‘T640’에 내주며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바 있다.

 그동안 워크그룹단에 사용되던 소형 스위치 제품군에 주력해온 쓰리콤(대표 최호원 http://www.3Com.co.kr)도 최근 중대형 스위치·라우터 장비로 무장, 토털 네트워크 장비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라우터5000, 3000을 발표한데 이어 7월께 라우터6000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연말까지 라우터7000 출시도 예정돼 있다. 스위치 제품으로는 최근 7700R을 발표한데 이어 올해말쯤 10기가급 스우치 8800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스위치7700은 시스코의 카탈리스트6509와 4509의 중간 제품이며 8800제품은 시스코 장비중 최고 용량인 카탈리스트 6500 시리즈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제품이다. 라우터 7000 제품군은 시스코의 ‘라우터 12000’ 시리즈를 겨냥했다.

 한국알카텔(대표 김충세 http://www.alcatel.co.kr) 이달초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무선랜 제품군 ‘옴니액세스’를 출시, 국내 무선랜 시장에 진출했다. 한국쓰리콤, 시스코­-링크시스 등의 제품과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분야다.

 옴니액세스 1200 액세스포인트, 옴니액세스 4000 무선랜 스위치 및 무선장비 등 음성·데이터, 유무선 컨버전스 기능을 갖춘 차세대 무선랜 제품군 출시를 계기로 알카텔은 인터넷전화(VoIP)와 데이터 스위치 부문의 입지를 강화해 기존 데이터, 음성 솔루션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이동형 솔루션을 주요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노텔네트웍스코리아(대표 정수진 http://www.nortelnetworks.com)도 지난달 말 IP/MPLS를 위한 프리미엄급 음성 서비스는 물론, 뛰어난 비용절감 및 네트워크 단순화 기능을 제공하는 에지 라우터 ‘멀티서비스 프로바이더 에지(MPE) 9000’ 제품군을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기존 라우터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주니퍼, 시스코 등의 제품과 경쟁해야 한다.

 이와 관련, 장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전문 분야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은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각 분야별 기업들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