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KCTA 2004’가 열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케이블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네트워크 장비 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모습을 보이며 ‘방송·통신 융합 시대’를 눈 앞에 둔 산업계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방송쪽으로는 삼성전자가 ‘방송+인터넷+전화’를 묶은 셋톱박스를 선보이며 ‘트리플플레이 서비스 시대’ 개막을 알렸다. 또 시스코시스템즈, 동양텔레콤, 히타치케이블 등이 네트워크 장비를 내놓고 통신시장을 노리는 SO 관계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케이블망으로 ‘트리플플레이’=삼성전자가 선보인 셋톱박스인 ‘SMT-2000C’는 올해부터 바로 SO들의 실탄이 될 수 있어 관심을 끌었다. ‘SMT-2000C’는 SO가 케이블망으로 디지털방송은 물론, 데이터방송, 와이파이(Wi-Fi) 무선전화, 초고속인터넷을 팩키지로 가정에 제공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줬기 때문. 삼성전자의 김영준 부장은 “이미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BSI에 데이터 미들웨어인 OCAP를 뺀 상태로 납품 중이며, 올해말엔 복수SO인 CJ케이블넷에 OCAP까지 포함한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가 케이블카드 공개=케이블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케이블카드(POD모듈+스마트카드)’를 모토로라가 선보였다. 그동안 SO들은 케이블카드가 외국 SCM의 독점 상황라며 장착 의무화를 유예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모토로라가 내놓은 케이블카드는 POD모듈이 따로 필요없는 일체형. 그러나 최근 정통부가 의무화 고수 입장을 취하며 유예 논쟁이 수그러든 탓이지 별다른 이목을 끌지는 못했다.
◇히타치가 국내 SO를 손짓=시스코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국내 SO쪽 기가비트 이더넷 장비 시장에 히타치케이블이 도전장을 던졌다. 전시회에 참가한 히타치케이블의 코지마 유스케 프로젝트리더는 “우리는 일본 시장에서 시스코를 상대로 지난 2년간 선전해왔다”며 “이제 한국 SO 시장에 진입·안착한후 이를 발판으로 미국, 대만, 영국 등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타치측은 “‘이웨이브(eWAVE10102)’는 가격이 시스코 제품의 30%선인데다 모니터링 기능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방송이 뜨겁다=전시장 어디를 가나 데이터방송 시연을 구경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 에어코드, 알티캐스트, 아카넷TV 등 많은 업체들이 데이터방송의 기치를 들었기 때문. 삼성전자는 알티캐스트의 OCAP 미들웨어를 올린 셋톱을 선보였고, 아카넷TV는 연동형 데이터방송을 직접 선보였다. 에어코드는 ACAP 데이터방송 시연을 물론, 데이터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저작툴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 관계자는 “데이터방송이 바로 코 앞이라는게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제주=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