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개원이후 열린우리당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들과 소관 부처인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가 첫 조찬 당정협의를 개최, 대면식을 가졌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올초까지 정통부 장·차관으로 손발을 맞추다가 국회에 입성한 변재일 의원(충북 청원)과 자리를 지켜온 진대제 정통부 장관의 만남. 두 사람의 공식적인 대면은 지난 1월 변 의원(당시 차관)이 출사표를 내고 정통부를 떠난 뒤 약 5개월만의 일이다. 장관과 차관에서 소관상임위원과 장관으로 입장이 바뀌어 머쓱할 수도 있는 두 사람의 첫 대면에선 변 의원이 선공을 날렸다. 변 의원은 정통부의 업무보고에 대해 첫 만남이니 만큼 덕담위주로 의견을 낸 다른 의원들과 달리 업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질문을 날린 것. 변 차관은 오랜 논란끝에 올해 6월까지 해결시한을 잡고 있는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에 대해 “협의를 한다고 해도 진행사항에 대해 알려가며 해야 한다”며 “내수 진작을 위해서는 8월 아테네 올림픽에 맞춰 디지털방송이 시작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아무런 준비없이 진행되면 지방의 경우 속수무책이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위치기반서비스 정보와 개인프라이버시, 정보보호 문제는 모두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신고식부터 만만치 않은 ’전투력(?)’을 과시했다. 이공계 대학 육성을 밝힌 과기부에 대해서도 “인력수급에 문제가 있는데 적절한 대응책인가”라고 지적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의원들이 “같은 식구였던 사람끼리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던질 정도.
당초 직전 차관출신으로서 곧바로 과기정위를 맡는 것이 아무래도 껄끄럽기 때문에 다른 상임위로 가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전문성을 살려 과기정위에 자리잡은 변 의원의 일성은 단호했다. 변 의원은 당정협의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통부가) 잘하는 것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지적하는 것이 맞다”며 “(정통부) 조직에 있을 때 조직의 논리를 감안하는 부분이 많았다면 지금은 좀 더 넓게 생각해서 방향을 잡는다는 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