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 다시 등장한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유럽 이동통신 시장에는 저렴한 음성통화 요금,고속 무선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3G 서비스가 막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 3G 도입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유럽 이동통신 업체들은 과거 닷컴 붐이 일었을 때 1200억달러에 3G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그러나 3G 사업은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유럽 통신시장이 거의 붕괴됐던 경험이 있다.
유럽 최초의 3G 서비스는 작년 5월 홍콩의 허치슨왐포아가 ‘3’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이후 3G 서비스 업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만 T모바일(독일), 텔레포니카(스페인), 텔레콤 이탈리아 모비레(이탈리아)가 각각 3G 사업을 시작했다. 보다폰 그룹도 지난 2월부터 유럽 7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이러한 3G 확대 추세는 오렌지, mmO2, T모바일이 각각 신규 시장 진출 및 사업 확장에 나서는 하반기에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통신 담당 연구원인 필 켄달은 “현재 유럽 3G 이용자는 1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올해 말 총 가입자는 5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한 부분이 남아있다. 우선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데이터 서비스 수익이 음성통화 수익 축소분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클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 음성통화 요금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모바일 멀티미디어에 보이는 관심은 여전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 통신분야 컨설턴트는 “가입자들의 모바일 멀티미디어 이용이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와이파이나 와이맥스 같은 새로운 무선 기술이 도입되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무선 데이터 매출이 빼앗길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아직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와이파이 핫스팟을 설치하고 있어 매출 손실 우려가 적다는 것이다. 또한 3G보다 느린 2.5G에서도 가입자들의 모바일 멀티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고무시키는 요인이다.보다폰의 모바일 포탈인 ‘보다폰 라이브’에는 680만명이 가입했고, 허치슨도 3G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유럽 5개국과 홍콩·호주의 가입자가 70%나 증가했다. 가입자들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올해 초 열린 럭비 세계 챔피언십 하이라이트 비디오 클립을 무려 50만개나 다운로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당 92센트인 최신영화 예고편을 다운로드하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 특히 높은 단말기 가격도 올해 4분기에는 4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 활성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3G 사업을 위해 마무리할 일이 많은데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라이선스 획득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무엇보다 3G 사업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은 과거에 실패를 경험했다는 사실이다.이제는 3G가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갈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때다.기술도 발전했고 시장도 성숙해지고 있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