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의 관심속에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본사 제주 이전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3월 본사이전을 결정한 이후 제주 현지에 마련된 1차 사옥을 본 직원들의 느낌은 “주변에 민가도 없고, 이런 곳에서 어떻게 일하느냐” 였다. 하지만 두달 여가 지난 지금은 “새로운 사옥을 지어도 떠나기 싫다”로 바뀌었다. 다음의 1차사옥이 들어설 제주시 애월읍 현장과 이 작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제주도 국제자유도시추진의 홍원영단장을 현지에서 만났다.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팬션을 개조한 1차 사옥에는 연구팀(NIL팀)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곳은 예전에 그랜밸트로 묶여 있던 곳이어서 민가가 드물지만, 경치가 좋아 최근에 팬션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곳이다. 제주공항과는 15분 거리여서 다른 지역과 접근성도 좋다. 이곳 사옥은 일명 ‘태능 선수촌’으로 불리고 있다. 두 개 동으로 나뉘어진 사옥 앞 넓다란 잔디밭에서 직원들이 족구·배구·야구 등을 즐길 여건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 개 동에서는 직원들의 사무실이 조성돼 있고, 다른 한편에는 화상 회의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개인 회의는 노트북을 이용하고, 회의실에서 진행되는 화상 회의는 하루에 한번 정도 이뤄지고 있다는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본부 단위의 테스트 첫 사례로 미디어본부와 미래전략 본부가 들어설 곳은 제주시내 현대해상 건물 8층이다. 450여 평에 달하는 이 곳은 전형적인 사무실로 1차 사옥과 마찬가지로 공항과의 거리는 15분 남짓이다. 현재 사무실 개소를 앞두고, 인테리어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러한 테스트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둥지를 틀 준비에 여념이 없다. 현재는 제주대 캠퍼스 내 1만평 부지에 임시사옥 신축을 위한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주도 본사 이전이 최종 확정되면 제주대 인근 지역에 15만평 규모의 본사 사옥도 짓게될 예정이다. 푸른 녹음과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에서 본사 이전을 위한 다음의 ‘즐거운 실험’이 소귀의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제주=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 인터뷰 - 홍원영 제주도 국제자유도시추진단장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본사이전 계획은 제주도의 세계화 전략과 맞물려 있습니다. 제주도는 현재 미국 유명 대학 분교 유치가 추진되고 있는 등 제주에 오면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을 정도의 글로벌 도시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다음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초석이 돼줄 것입니다”
다음의 제주도 본사 이전을 지원하기 위한 ‘다음 TFT’ 팀장을 맡고 있는 홍원영(56) 제주도청 국제자유도시추진단장은 원활한 본사 이전을 위해 적극 지원할 뜻임을 밝혔다. 홍 단장은 “다음의 제주도 이전에 따른 지역 경제적 효과는 대단할 것”이라며 “제주 지역 총 생산액(5조3741억원)의 8∼10%를 다음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다음이 “1차와 3차 산업에 치중돼 있는 제주 지역 경제에 2차 산업의 비중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 했다.
홍 단장은 다음TFT를 이끌면서 “단순히 세금 면제 등의 방법만으로 우수 기업들이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교육·여가·문화·육아 등 생활 편의 시설 및 문화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야 지방에 우수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며 “정부와 협조해 다음 외에 우수한 IT·BT 기업들이 제주로 찾아올 수 있도록 부대시설들을 만들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