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의 번호이동성 시차제 확대를 불과 열흘 앞둔 21일부터 이동전화 3사가 순차적인 영업정지에 들어가자, 하반기 이동전화 시장의 새로운 경쟁전이 벌써부터 시작된 분위기다. 지난 2002년말 첫 영업정지를 맞을때만해도 번호이동성이라는 환경변수가 없었던데다 전통적인 비수기였던탓에 이동전화 3사는 이렇다할 비책을 내놓지 못한채 소극적인 대응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의 경우 내년도 전면적인 번호이동성 시행을 앞두고 향후 가입자 유치경쟁구도를 좌우할 분수령이어서, 비록 영업정지라는 냉각기에도 불구하고 3사 모두 7,8월경 신규 서비스와 전략단말기를 집중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9월28일까지 석달여 기간동안 사업자마다 최소 한달여간의 공백기가 불가피해 신규 서비스·단말기 보급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21일 LG텔레콤을 시작으로 KTF-SK텔레콤 순으로 오는 9월28일까지 각각 30일, 30일, 40일의 영업정지가 시작됐다. 가장 먼저 영업정지에 들어간 LG텔레콤(대표 남용)은 이 기간동안 7월로 예정된 신규 전략단말기 기능안정화에 주력하는 한편, 이번 기회에 고객서비스 향상에 힘을 싣기로 했다.
LG텔레콤은 자사가 운영중인 단말기 방문수리 서비스인 ‘엔젤’ 프로그램 이용요금을 오는 7월20일 영업정지 기간동안 대폭 인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종전 우수고객의 경우 분실임대 서비스가 2500원에서 1500원으로, 일반고객은 각각 5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하되며 고장수리 서비스도 우수고객은 5000원에서 3000원, 일반고객은 1만원에서 5000원으로 각각 크게 낮아진다. LG텔레콤은 또 여름철 휴가 이벤트로 고객 붙잡기에 나서는 한편 영업정지가 끝나는 8월부터 최저가형 단말기와 MP3 전략단말기를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KTF(대표 남중수)는 하반기 예정된 신규 서비스·단말기를 7월21일부터 8월19일까지 영업정지 기간에도 불구하고 일정대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하반기 KTF 고객들의 번호이동 이탈이 예상되는만큼 기존 고객 유지에 전력투구하겠다는 뜻이다. KTF는 특히 상반기 번호이동 유치에 실었던 마케팅의 무게중심을 하반기에는 010 신규 가입에 집중하고, 맞춤형 요금제 및 신규 전략 단말기 확대도 차질없이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또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석달간은 ‘굿타임데이 페스티벌’ 기간으로 삼고, 멤버십 서비스 확대를 통해 가입자 이탈방지에 주력하기로 했다.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대기화면 서비스 등 일단 7,8월로 예정된 전략적인 신규 서비스·단말기 출시는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 기간동안 전략상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더라도 40일간 영업정지의 여파로 효과가 크게 반감되는 게 사실이지만, 협력사·단말기제조사 등과의 개발일정에 보조를 맞출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상 신규 단말기·서비스가 출시후 한달정도의 인지기간을 갖는만큼 7월이후 선보이는 전략 서비스는 효과가 크게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마냥 일정을 늦출수도 없어 기기변경 등 기존 고객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