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이 자사 신제품에 바이러스 백신기능을 속속 내장하면서 세계 컴퓨터 보안시장에 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시스코,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IT기업들이 보안 솔루션을 자체 제품군에 통합시키거나 보안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있다. 이는 네트워크 웜이나 스팸메일, 악성바이러스로 인한 고객 피해가 급증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컴퓨팅환경’의 확보가 IT업계 공동의 지상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스코시스템즈는 세계 3대 백신업체인 시만텍, 네트워크 어소시에이트, 트렌드 마이크로와 손잡고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보안관리가 부실한 컴퓨터의 네트워크 접속을 봉쇄하는 ‘자가 방어 네트워크(SDN)’의 초기 모델을 21일(현지시각) 선보였다. 이 회사는 일차로 SW라우터에 백신기술을 적용했으며 향후 자사의 모든 라우터, 스위치 제품에 보안기능을 추가할 방침이다. 시스코측은 점증하는 네트워크 웜의 위협을 방지하려면 고객들이 백신을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를 함께 구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아웃룩과 익스체인지서버 등 자사 메일솔루션에 스팸메일을 막기 위한 새로운 안티스팸기술 적용을 서두르고 있다. 회사측은 전세계에서 생성되는 메일의 60%가 스팸메일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아웃룩에 대량스팸메일 방지기술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루마니아의 백신회사를 인수하고 윈도환경의 고질적인 보안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바이러스 백신시장에 독자진출을 밝히는 등 보안시장을 겨냥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업계도 백신기능의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MD는 바이러스 감염원인의 절반을 차지하는 버퍼오버플로 공격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애슬론 64비트 칩을 생산중인데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안성을 향상시킨 윈도XP 서비스팩2를 공개하는 시점부터 실질적 보안기능을 발휘할 전망이다. 인텔도 향후 1년 안에 모든 CPU제품에 물리적 보안기능을 부여한다는 목표 하에 라그란데(LaGrande) 계획을 추진중이다.
전문가들은 윈도OS에서 네트워크 장비, CPU 칩까지 보안기능을 통합하는 추세는 보안 솔루션만으로 더는 신종 바이러스의 위협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시스코의 한 관계자는 “올해 IT시장에서 바이러스 퇴치가 중요한 기술적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주요 IT기업과 보안전문업체와의 합종연횡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