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벤디 유니버설의 ‘크로니클스 오브 리딕: 이스케이프 프롬 부처 베이(Chronicles of Riddick : Escape From Butcher Bay)’가 지난주 출시되면서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은 실망스럽다는 징크스를 깼다.영화 소재 게임에 비판적이었던 비디오 게임 평론 사이트들도 이 게임에 대해 전례없이 폭발적인 성원을 보내고 있다.
게임 평론 사이트인 인사이드 게이머 온라인의 케빈 배노드는 게임 평론에서 이 X박스용 게임에 10점 만점 중 9점을 주었다.그는 “리딕 개발자들이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이 형편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분명하게 극복했다”며 “리딕은 기술적으로 놀랍고 게임 속도 또한 긴박감이 흘러 최근 출시된 어떤 액션 게임에도 뒤지지 않는 게임”이라고 호평했다.게임스팟닷컴의 그렉 카사빈도 “좋은 게임의 영향력에 대해 영화 스튜디오들이 깨닫기 시작했다”며 “리딕 게임이 이 같은 현상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영화 제작사들은 영화가 거의 완성될 때까지 게임 개발에 비협조적이었다.그 결과 프로그래머들은 게임을 3∼6개월 내에 급하게 만들어내야만 했다.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 중 최고 악평을 받은 아타리2600용 ET 게임도 영화가 82년 여름 히트를 친 뒤 두 달 만에 만들어진 것이다.
영화 제작사와 게임 개발사의 관계는 이 같은 역사적 교훈에도 불구하고 20여년 동안 변함이 없었다.그러나 몇 년 전 드디어 영화 제작사들은 게임업체들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비디오 게임을 즐기며 성장한 신세대 영화 제작자들이 특히 그랬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제작한 피터 잭슨 감독은 뉴질랜드 촬영 현지 회의에 일렉트로닉스 아츠(EA) 게임 개발자들을 동참시켰다.그 결과 ‘두개의 탑’과 ‘왕의 귀환’을 소재로 한 비디오 게임들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고 판매 실적도 좋았다. ‘매트릭스’ 3부작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한걸음 더 나아가 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 스크립트를 직접 썼다.이 게임 역시 판매 실적이 좋았다. 올 여름 개봉 예정 영화 ‘스파이더맨 2’를 소재로 액티비전이 개발한 비디오 게임도 올 해 E3에서 거의 완제품으로 전시되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